‘닮은꼴 사령탑’ 김경문은 실패, 류중일은 다를까?
입력 2022.02.27 10:00
수정 2022.02.27 07:46
과거 업적 이룬 사령탑 재선임, 김경문 감독은 노메달로 마무리
2014년 아시안게임 금메달 안겼던 류중일 감독 성공 여부 관심
야구대표팀 사령탑에 오른 류중일 감독이 8년 전 영광을 재현할 수 있을까.
류중일 감독은 오는 9월 중국 항저우에서 개최되는 제19회 항저우 하계아시아경기대회에서 야구대표팀의 지휘봉을 잡게 됐다.
류중일 감독은 검증된 지도자다.
그는 삼성 라이온즈 감독 시절 4년 연속(2011∼2014년) 팀에 정규리그과 한국시리즈 통합우승을 안겼다. 또한 팀을 5년 연속 한국시리즈로 이끌며 명장 반열에 올라섰다. 이후 2018년부터 2020년까지는 LG트윈스 감독을 맡아 팀을 2연 연속 포스트시즌으로 이끌었다.
류중일 감독에게 기대하는 것은 명확하다. 바로 항저우아시안게임 우승이다. 류 감독은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서 야구대표팀에 금메달을 안긴 경험이 있다. 하지만 이는 자칫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한국 야구는 2008년 베이징동계올림픽서 ‘전승 우승 신화’를 안겼던 김경문 감독에게 지난해 도쿄올림픽 대표팀 사령탑을 맡겼지만 충격의 노메달에 그치며 아쉬움을 남겼다.
특히 김경문 감독과 류중일 감독의 선임 과정은 비슷한 부분이 많다.
김경문 감독은 베이징올림픽 우승 이후 신생구단 NC의 창단 감독에 선임됐다. NC는 김경문 감독의 지도하에 2013년 1군 첫 시즌에 7위에 오르며 가능성을 보였다. 이후 김경문 감독은 팀을 2년 만에 포스트시즌으로 이끌었다.
김경문 감독은 2015년부터 2017년까지 두 차례 플레이오프와 한 차례 한국시리즈를 치렀지만 친정팀 두산을 만나 모두 패하고 말았다. 끝내 숙원이었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루지 못한 그는 2018시즌 팀이 하위권을 전전하자 결국 사임했다.
한동안 야인으로 지내던 김경문 감독은 2019년 1월 도쿄올림픽 야구대표팀 사령탑으로 선임됐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서 금메달을 획득하고도 특정 선수 선발 의혹에 따른 병역 논란으로 위기에 빠진 한국 야구를 위해 다시 한 번 지휘봉을 잡았다.
류중일 감독 역시 걸어온 길은 비슷하다. 류 감독은 LG 사령탑을 맡아 팀을 2년 연속 포스트시즌으로 이끌었지만 한국시리즈 우승 과제를 풀지 못했다.
류중일 감독 역시 두산에 약했다. 2018시즌 정규리그에서는 1승 15패라는 굴욕적인 성적을 남겼고, 2020년 준플레이오프에서는 2연패로 탈락했다. 두산 트라우마를 극복하지 못한 류중일 감독은 결국 2020시즌을 끝으로 LG와 재계약에 실패했다.
LG 감독을 끝으로 잠시 현장을 떠난 그는 다시 야구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다. 도쿄올림픽에서의 부진은 물론 대회를 앞두고 술자리 파문 등 야구계를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은 상황 속에서 대표팀 사령탑에 올라 막중한 책임과 부담을 안게 됐다.
과거의 영광과 프로팀에서의 아쉬운 마무리, 야인 생활을 거쳐 어려운 시기에 대표팀 지휘봉을 다시 잡기까지의 과정이 김경문 전 감독과 묘하게 닮았다.
김경문 전 감독은 이루지 못했던 두 번의 업적을 류중일 감독은 달성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