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영화 뷰] '한국 영화 실종'…또 톰 홀랜드·일본 애니·히어로의 무대된 극장가
입력 2022.02.23 10:09
수정 2022.02.23 10:10
'언차티드' 박스오피스 1위
'더 배트맨'까지 가세
한국 대작들, 여전히 개봉 시기 미정
'해적: 도깨비 깃발', '킹메이커' 이후 굵직한 한국 영화가 부재중인 사이, 톰 홀랜드와 일본 애니메이션이 박스오피스 정상을 지키고 있다.
23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16일 개봉한 '언차티드'는 누적 관객 수 41만 6560명으로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지난해 12월 15일 개봉한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이 코로나19 이후 역대 흥행 기록인 751만 8004명을 쓰며 여전히 스크린에 걸려 있는 가운데 약 한 달 간격으로 신작을 내놓은 톰 홀랜드의 질주가 투 트랙으로 진행중이다.
'언차티드'는 세상을 바꿀 미지의 트레저를 가장 먼저 찾아야 하는 미션을 받은 네이선(톰 홀랜드 분)이 미지의 세계로 향하는 위험천만한 새로운 도전과 선택을 그린 액션 어드벤처로, 북미에서도 개봉 후 3일 동안 약 4420만 달러(한화 527억 3060만 원)를 벌어들이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코로나19임에도,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으로 보여준 톰 홀랜드의 저력이 '언차티드'에 미쳤다는 평이다. 관객들 사이에서는 톰 홀랜드에 대한 신뢰와 비디오 게임을 바탕으로 구현한 생생한 액션에 대한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일본 애니메이션 '극장판 주술회전0'이 17일 개봉 후 박스오피스 1위로 시작한 후, '언차티드'에 2위로 밀려났지만 5일째 2위를 기록 중이다. '극장판 주술회전0'은 지난해 장기 흥행에 성공해 215만 명의 관객을 동원해 흥행 순위 8위에 오른 '귀멸의 칼날:무한열차 편'의 활약을 상기시킨다. 두 작품은 일본에서 TV 애니메이션으로 인기를 끌었고 영화로 만들어져 마니아를 확보하고 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편'은 일본 내 수익 403억 엔(한화 4178억 5055만 원)을 기록해 역대 일본 영화 흥행 순위 1위, 극장판 주술회전0'은 개봉 후 53일 만에 111억 엔(한화 1150억 9035만 원)을 돌파하며 27위에 안착, 코로나19 속 침체된 일본 극장가를 이끌었다는 것도 닮은 꼴이다.
'언차티드'와 '극장판 주술회전0'이 경합하고 있는 국내 박스오피스에 3월 1일부터는 '더 배트맨'까지 등판한다. 개봉을 한 주 앞둔 '더 배트맨'은 23일 27.3%의 예매율과 4만 8851장의 예매량으로 순위 1위에 올랐다. 예매 오픈 이후 개봉일이 가까워질 수록 사전 예매율이 오르고 있다.
할리우드 히어로는 극장가에 상륙할 때마다 흥행에 성공해왔다. '블랙위도우'는 296만명, '샹치와 텐링즈의 전설'은 174만 명, '이터널스'는 305만 명,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은 751만 명으로 침체된 극장가의 희망이 되어줬다.
배트맨은 DC 코믹스의 '다크 나이트' 시리즈로 국내에서도 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 시리즈는 로버트 패틴슨이 배트맨 역을 맡으며 세대교체를 알려 기대가 높은 상황이다. '더 배트맨'은 배트맨으로서 활동한지 2년 차인 브루스 웨인이 수수께끼 킬러 리들러가 던진 단서를 풀어가면서 탐정으로 맹활약하고 범죄 사건을 수사해가는 추리극으로 차별화된 볼거리를 선사할 예정이다.
톰 홀랜드, 일본 애니메이션에 이어 할리우드 히어로까지 국내 박스오피스 장악이 반복되고 있지만 한국 기대작들은 여전히 잠잠하다. 23일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가 개봉하지만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에 완성도면에서 혹평을 받고 있으며, 3월 9일 최민식 주연의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3월 23일 누아르 영화 '뜨거운 피'가 개봉하지만, 할리우드 대작 '언차티드', '더 배트맨'만큼의 파급력을 일으킬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송강호, 이병헌 주연의 '비상선언'은 지난해 칸 영화제에 초대된 이후 지난 1월 개봉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악화로 개봉을 잠정 연기했고, 윤제균 감독의 뮤지컬 영화 '영웅'은 2년째 개봉 시기를 잡지 못하고 있다. 김한민 감독의 '한산: 용의 출연'과 최동훈 감독의 '외계+인',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 등도 개봉일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 대작들은 국내 개봉을 통해 극장에서 수익을 올려야 상황으로, 배급사들은 여전히 신중히 일정을 고민 중이다. 한국 기대작들이 극장가에 사라진 사이, 당분간 경쟁력 있는 콘텐츠를 내놓은 외화들이 그 자리를 계속 지킬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