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캠프 출신' 정운현, 尹 지지 선언…野 "환영" 與 "분노"
입력 2022.02.22 03:00
수정 2022.02.22 05:52
이준석 "보수정당의 전라도 활동 틀 마련"
윤기찬 "미래 위해 진영 아닌 국민 선택"
이병훈 "실망스러워"…정청래 "분노 유발"
여야는 21일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총괄선대위원장의 경선캠프 공보단장을 맡았던 정운현 전 국무총리 비서실장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지지를 선언한 데 대해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국민의힘은 "국민을 위한 선택"이라며 환영의 뜻을 표했고, 민주당은 "실망"이라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정 전 실장이 윤 후보 지지선언을 했다"며 "저는 다른 것보다 8년 전, 정 전 실장과 제가 우연한 기회에 같이 찍었던 방송이 기억난다. 그 때 1박2일 동안 많은 이야기를 했었고 그때도 선생님께 언젠가 보수정당도 전라도에서 활동할 수 있는 기반을 얻고 싶다고 이야기 했었는데 이제 그 틀이 마련되는 것 같다"고 적었다.
윤기찬 국민의힘 선대본부 대변인도 논평에서 "그간 진보진영에서 활동해오면서 자연스럽게 민주당 후보를 지지해왔다는 정 전 실장은 '이번에는 이재명 민주당 후보의 삶과 행태에 동의할 수 없고 민주당도 예전의 민주당이 아니어서 이 후보와 민주당을 지지하기 어려웠다'고 그간의 고민을 밝혔다"고 말했다.
이어 "정 전 실장은 '윤 후보가 부족한 점도 있지만 정직성, 투철한 공인의식, 리더로서의 자질 등 대통령으로서 보다 더 중요한 덕목을 갖추고 있어 지지하게 됐다'며 윤 후보 지지 배경도 함께 밝혔다"며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진영이 아닌 후보의 자질과 국민을 선택한 정운현 전 총리비서실장의 선구적 선택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낙연, 세 차례 만류 전화한 것으로 알려져
반면 민주당 인사들은 정 전 실장을 향해 실망감을 드러내며 비판을 쏟아냈다. 이 위원장은 정 전 실장에 세 차례 전화해 윤 후보 지지 선언을 만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핵심 관계자는 이날 오후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 전 단장의 지지선언에 대해 "어제 이 위원장에게 전달받아서 어제 알았다"며 "이 위원장이 세 번이나 전화해서 (윤 후보 지지 선언을) 하지 말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낙연 캠프에서 함께 활동했던 이병훈 의원은 페이스북에 "정 전 실장의 행보가 안타깝고 실망스럽다"며 "이낙연 경선 캠프는 경선이 끝난 후 해단식을 끝으로 공식 해체했다. 정 전 실장은 그 이후 이낙연 총괄선대위원장을 대변하거나 활동한 바 없다. 사전에 (이 위원장과) 상의한 바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청래 민주당 의원도 "정운현씨 잘가시오. 멀리 안나간다. 많이 배고프셨나 보다"라며 "당신 한 사람의 분노 유발로 열 사람을 결집시키고 있다. 오히려 고맙다"고 비꼬았다.
이낙연 캠프에서 함께 일했던 남평오 전 국무총리실 민정실장은 정 전 실장이 윤 후보 지지 의사를 밝힌 페이스북 글에 댓글로 "태풍을 돌파하든 혹은 태풍에 침몰하든 함께 하는 것이 동지이고 역사적 의리"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정 전 실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많은 의견을 받았다. 공감, 비난이 뒤섞여 있다. 예상했던 것보다 반응이 훨씬 더 크다"며 "이 모두는 제가 감당할 몫이다. 동지들의 따가운 비판과 질책, 겸허히 받아들이겠다"고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