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보사, '코로나 수혜' 실적 질주…성과급 파티 비판도
입력 2022.02.11 06:00
수정 2022.02.10 17:22
빅5 지난해 총 순익 3조 돌파
교통량·병원 방문 축소 효과
국내 5대 손해보험사가 한 해 동안 거둔 순이익이 1년 새 1조원 넘게 불어나면서 3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사태로 교통량과 병원 방문이 줄어든 반사효과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코로나19로 경제적 타격이 커지는 가운데 이에 따른 수혜에 힘입어 성과급 파티를 벌이는 손보업계의 행보에 적절치 못하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1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메리츠화재 등 5개 손보사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총 3조3986억원으로 전년 대비 51.3%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액수로 따지면 1조1526억원 증가했다.
손보사별로 보면 우선 삼성화재의 당기순이익이 1조1265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48.8% 늘었다. DB손보 역시 8768억원으로, 메리츠화재는 6609억원으로 각각 56.3%와 53.1%씩 해당 금액이 증가했다. 이밖에 현대해상도 4326억원으로, KB손보는 3018억원으로 각각 30.3%와 84.1%씩 당기순이익이 늘었다.
손보업계의 실적 개선 배경에는 코로나19에 따른 반사이익이 자리하고 있다. 우선 코로나19 이후 감염병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소비자의 병원 이용이 줄어든 점이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이로 인해 장기간 입원하거나 치료를 받는 이른바 나이롱 환자가 적어진 점도 도움이 됐다.
특히 적자가 이어지던 자동차보험의 수익성이 크게 개선되면서 손보업계의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는 평이다.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차량 이동량 감소로 손해율이 낮아지면서다.
손해율은 보험사가 거둬들인 보험료와 비교해 내준 보험금 등 손해액 얼마나 되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사업운영비를 고려할 때 자동차보험의 손익분기점에 해당하는 손해율은 80%선으로 보고 있다.
관련 시장을 80% 이상 점유하고 있는 손보사 네 곳의 지난해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삼성화재 81.1% ▲현대해상 81.2% ▲DB손해보험 79.6% ▲KB손해보험 81.5%를 기록했다. 2019년 21.7%, 2020년 85.0%에 이어 하락세가 지속되는 모습이다. 손보업계 전체의 자동차보험 평균 손해율도 79~80% 수준으로, 2017년 이후 4년 만에 2800억원 가량의 흑자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손보사들은 확대된 이익을 발판으로 상당한 규모의 성과급을 지급하고 있다. 삼성화재는 올해는 연봉의 평균 36%를 성과급으로 지급했다. 메리츠화재는 올해 성과급으로 표준연봉 대비 평균 40% 이상을 지급할 것으로 전망된다. DB손해보험 역시 표준연봉의 33%가량을 성과급으로 책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시민사회에서는 비난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보험업계가 손해율과 저금리를 이유로 실손의료보험료 등 보장성 보험료 인상을 이어가는 와중 성과급을 확대하는 건 적절치 못하다는 지적이다.
금융소비자연맹은 "손해는 보험료를 올려 소비자에게 전가하고 이익은 임직원이 나눠 갖는 것은 이율배반적 배신행위"라며 "보험료 인상을 멈추고 이윤을 소비자와 공유하는 조처가 있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