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키점프도 충격적 실격…베이징 동계올림픽 수준도 '실격'

일관성 없는 복장 규정 적용으로 우승후보 등 무더기 실격

선수들과 감독들 "평소와 다른 적용..기준 알고 있나" 반발

금메달 후보 등 강자들도 희생..올림픽 메달 권위도 폄하

ⓒ Xinhua=뉴시스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은 실격에 따른 논란의 연속이다.

모호한 기준과 편파 판정 의혹 속에 쇼트트랙에서 황대헌(23·강원도청)과 이준서(22·한국체대) 등이 실격 처리된 가운데 스키점프 종목에서도 금메달 유력 후보들이 대거 실격 처리됐다.

올림픽 분위기가 혼탁해진 가운데 스키점프에서도 터졌다.

7일 중국 허베이성 장자커우 국립스키점프센터에서 펼쳐진 스키 점프 혼성 단체전에서 카타리나 알트하우스(독일), 다카나시 사라(일본), 다니엘라 스톨츠(오스트리아), 안나 스트룀·실리에 옵세스(노르웨이)는 복장 규정 위반 사유로 실격 처리됐다.

복장(유니폼)에 따라 바람을 받는 양이 달라지면 비행거리와 체공시간에 영향을 미칠 수 있 어 스키점프는 복장 규정을 엄격하게 적용한다. 신체 사이즈보다 2~3cm의 오차만 허용하는 수준이라 딱 붙는 옷을 입어야 한다.

복장 규정이 엄격하게 적용되는 만큼 스키 점프에서 실격은 종종 발생한다. 그러나 이번처럼 무더기 실격은 이례적이다. 같은 복장인데 출전경기에 따라 다른 판정을 받았다는 것에 심판진의 신뢰는 땅에 떨어졌다. ‘어제는 맞고 오늘은 틀리다’는 꼴의 판정에 독일 감독은 “미친 짓”이라고 일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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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한 금메달 후보도 실격의 폭풍을 피하지 못했다. 알트하우스는 지난 5일 여자부 노멀힐에서 은메달을 획득할 때 입었던 것과 같은 복장으로 혼성 단체전에 출전했지만, 규정에 어긋나는 복장이라는 이유로 실격돼 결선에도 오르지 못했다. 알트하우스 외 다른 국가 선수들도 “심판진이 기존과 다른 방식으로 복장 치수를 측정했고, 평소와 다른 자세를 요구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일본 선수들도 가슴을 치며 눈물을 훔쳤다. 남자 개인 노멀힐 금메달리스트 고바야시 료우가 이끄는 일본은 타카나시 사라의 실격으로 4위에 머물렀다. 다카나시의 복장에서 허벅지 부분이 허용치보다 2㎝ 크다는 것이 실격의 이유였다. 이에 대해 선수들과 감독들은 “심판진이 어떤 것이 허용되고, 어떤 것이 허용되지 않는 것인지 제대로 알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쇼트트랙처럼 이해하기 어려운 판정으로 인해 중국이 수혜를 입은 것은 아니다. 금메달은 슬로베니아(총점 1001.5점)가 차지했고, 중국은 꼴찌에 머물렀다. 하지만 올림픽 스키점프의 초대 챔피언에 대한 관심보다는 무더기 실격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말았다.

이런 분위기에서 금메달의 가치도 폄하될 수밖에 없다. 납득하기 어려운 판정으로 실격 처리된 세계 챔피언은 결선에도 오르지 못했고, 세계랭킹 밖에 있는 캐나다가 메달을 획득한 것을 놓고 외신들은 “혼란 속에 메달을 차지한 나라들”이라며 가치를 높게 평가하지 않았다.

2020 도쿄올림픽부터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으로 인한 우려와 정치적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는 비판을 받으며 애물단지가 되어버린 올림픽의 진정한 가치를 제고하기는커녕 실격과 편파 판정, 불신으로 얼룩진 2022 베이징 대회는 올림픽의 권위를 더 깎아내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