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호남 민심 계속 노크…다섯 번째 방문에 분위기 바뀔까
입력 2022.02.05 03:01
수정 2022.02.05 07:38
심상찮은 호남 민심, 보수정당 '20%' 가능할까
4일 발표 조사서 尹 지지율 26.2%·31% 기록
尹, 기세 몰아 호남 공략에 속도
5번 남은 '지역 유세' 중 2번 호남에 할애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호남 지지율이 20%를 넘어서는 등 민심에 변화가 느껴지는 상황에서 윤 후보의 호남 공략에 속도가 붙고 있다. 윤 후보는 지난해 6월 정치 참여 선언 이후 처음으로 호남을 찾은 데 이어 오는 6일 다섯번째로 호남을 재방문하는 등 '민주당 텃밭'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4일 정치권은 이날 발표된 대선 후보 지지율 조사로 술렁였다. 윤 후보의 호남 지지율이 지난 조사와 비교해 치솟은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헤럴드경제의 의뢰를 받아 지난 2~3일 조사한 결과 윤 후보의 호남 지지율이 26.2%로 지난 조사에 비해 10.6%p 급등했다. 리서치뷰가 UPI뉴스 의뢰로 1~3일 조사한 결과에서도 윤 후보의 호남 지역 지지율은 31%를 기록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지난 17대 대선에서 승리한 이명박 전 대통령이 호남에서 8.9%를, 18대 대선에서 승리한 박근혜 전 대통령은 10.3%를 얻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윤 후보의 '호남 성적표'는 놀라운 수준이라는 평가다.
윤 후보 역시 기세를 몰아 광주 민심을 파고든다는 계획이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3일부터 이틀 동안 전남 신안·진도군의 도서 지역과 장흥·고흥군, 여수를 훑으며 호남 바닥 민심을 다진 데 이어 윤 후보가 오는 6일 광주를 방문한다.
공식 선거일 전 광주를 한 번 더 찾아 민심을 다진다는 것인데, 오는 12~13일로 예정된 '윤석열차' 호남 방문 일정까지 따지면 대선까지 총 5번 남은 주말 유세 일정 중 2번을 호남에 할애하는 것이다.
윤 후보는 호남 방문 직전, 공직선거법상 제20대 대선 예비후보자 홍보물로 발송 가능한 수량 전량(전체 세대수의10%)을 호남에 발송하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의 이같은 행보에 잔뜩 긴장한 모습이다. 이재명 후보의 배우자 김혜경씨가 마침 '황제 의전'과 법인카드 사적 유용 논란 등으로 4일부터 예정됐던 2박 3일 광주·전남 방문 일정을 취소한 상황에서 윤 후보가 호남을 향해 공격적 행보를 이어가면서다.
민주당 송갑석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무등산을 오르고, 전남 섬 지역을 방문하는 중이라는데, 호남표 구애의 번지수를 한참 잘못 짚었다"며 "아무리 무등산을 오르고 다도해를 돌아도 이준석 대표의 이런 정치는 진보와 개혁, 평화를 향한 호남의 염원에 반하는 것"이라고 경계했다.
그러면서 "호남표를 구애하기 전에, 이준석 대표 본인이 뿌려놓은 갈등과 분열의 씨앗부터 거둬들이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반면 국민의힘은 보수정당 최초의 '호남 20% 득표' 달성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실제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호남에서의 높은 지지율이 확인되는 만큼 '20%대' 득표가 더이상 꿈의 숫자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국민의힘 선대본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국민의힘이 이른바 '서진'(西進) 정책 기조를 꾸준히 이어가면서 서서히 그 결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본다"며 "국민의힘이 과거와 완전히 달라진 만큼, 이전에는 불가능했던 호남 20%의 지지율을 이번 대선에선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준석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석열 후보와 국민의힘 호남 지지율이 30%대를 넘었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공유하며 "더 겸손하게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