宋 "나부터 인적쇄신" 칼 뽑은 민주당…지지율 반등 승부수
입력 2022.01.25 14:37
수정 2022.01.25 17:17
임명직 고사·총선 불출마·종로 無공천, 여당 '초강수'
"별효과 없을 것"…당내 갈등으로 번지면 '선거' 불리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당대표가 종로 등 지역구 재보선에 공천하지 않고, 자신 역시 차기 총선 불출마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재명 후보의 최측근인 이른바 '7인회'의 임명직을 맡지 않겠다는 선언에 이은 송 대표의 불출마 발표로 인적 쇄신론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 같은 쇄신안이 연쇄적으로 발표된 것은 이 후보의 지지율이 정체를 거듭하자 위기감이 작용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송 대표는 25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은 종로, 안성, 청주상당에 후보를 공천하지 않겠다"면서 "공천 포기는 당장은 아픈 결정이지만, 우리 더불어민주당이 책임 정당으로 한 단계 더 성장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국회의원 재·보궐선거는 대선과 함께 오는 3월9일 치러질 예정이다. 보궐선거 지역은 서울 종로, 서초갑, 대구 중남 3개 지역구이며 재선거 지역은 경기 안성과 충북 청주상당 2개 지역구다.
이 중 '종로', '안성', '청주 상당구' 3곳은 여당 소속 의원의 자진사퇴와 의원직 상실로 재보궐선거가 치러진다.
송 대표는 자신의 다음 총선 출마도 포기했다. 그는 "586세대가 기득권이 되었다는 당 내외 비판의 목소리가 있다"며 "586이 많은 일을 해 온 것도 사실이다. 우리가 원한 것은 더 나은 세상이지 기득권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당내에서 분출된 '586(50대·80년대 학번·60년대생) 용퇴론'에 응답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당 정당혁신추진위가 발표한 '3선 연임 초과 제한'의 혁신안을 받아들인 모양새라, 당헌·당규 개정이 탄력을 받을 가능성도 점쳐진다. 다선 중진 의원들의 2선 퇴진 압박도 거세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정당혁신추진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장경태 의원은 통화에서 "송 대표가 사퇴한다는 것은 알지 못했다"며 "송 대표의 이번 결단으로 4선 제한의 혁신안이 당론으로 받아들여질 것으로 본다. 또 그렇게 돼야 한다. 이제 반대하시는 분이 있을 수 있겠냐"고 말했다. 그동안은 해당 혁신을 두고 당내 잡음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앞서 '7인회(정성호·김영진·김병욱·임종성·문진석·김남국·이규민)'의 임명직 고사 선언과 송 대표의 이날 쇄신안 발표는 이 후보의 지지율 정체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최근 이 후보가 30% 대 박스권에 갇혀 윤석열 후보에게 역전당하기까지 하자 '극약처방'을 내렸다는 것이다.
당내에서는 이번 조치가 이 후보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기대하고 있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민주당이 쇄신하는 모습을 국민들께 보여드리면 다시 신뢰를 얻을 수 있다고 본다"며 "그렇다면 이재명 후보에게도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지 않겠냐"고 했다.
이와 관련 이 후보도 "정치를 진짜 바꾸겠다. 정치인도 바꾸겠다. 세상이 바뀌고 우리의 삶, 미래가 바뀌게 노력할테니 기회를 달라"며 "이렇게 살점도 떼어내고 있으니 한번의 기회를 더 주시면 정말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평론가들은 여당의 인적쇄신을 평가하면서도 이 기대 만큼의 효과를 거두기 어려울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정치 이미지는 그동안의 행보가 쌓여서 만들어 지는 것인데, 앞서 서울시장·부산시장 후보를 당헌당규까지 거스르며 내놓고, 이제 와서 무공천이나 불출마 선언을 한다고 해서 국민들이 신선하게 받아들이겠냐"며 "이번 조치가 이 후보에게 크게 도움될 만한 것이라고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이번 인적쇄신으로 이 후보의 지지율에 반등이 올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총선이라면 모를까, 대통령을 뽑는데 무공천이 무슨 의미인가 싶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직 당내에서도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한 방안인데,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할 수나 있겠냐"며 "더군다나 86그룹이 반발하면서 내홍으로 번지면 괜히 선거에선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