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측근 '7인회'가 쏘아올린 '쇄신 신호탄', 미풍될까 태풍될까
입력 2022.01.25 01:30
수정 2022.01.24 23:55
7인회 "임명직 안 맡을 것" 백의종군 선언
전날엔 친문계 김종민, '586 용퇴론' 띄워
이재명 박스권 지지율 돌파 위한 '반전책'
586 핵심 총선·지선 불출마 선언 필요 목소리도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586(50대·1980년대 학번·1960년대생) 그룹 용퇴론'이 고개를 든데 이어 이 후보의 최측근 의원 그룹인 '7인회'가 백의종군을 선언하면서, 여권 내 인적 쇄신의 불씨가 점차 커지는 모습이다. 이 후보의 지지율 정체를 돌파하기 위해 나온 반전책으로, 실질적인 인적 쇄신의 범위가 어디까지 이뤄질지 정치권 안팎으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7인회(정성호·김영진·김병욱·임종성·김남국·문진석 의원, 이규민 전 의원) 소속 현역 의원 6인은 24일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희 7명은 국민이 선택해 주실 이재명 정부에서 일절 임명직을 맡지 않을 것임을 약속한다"고 했다.
이들은 "이 후보와 대선을 준비하는 모든 분들께 요구하고, 함께 해나갈 것을 다짐한다"며 "우리 당이 공정의 가치를 되찾고 내로남불이라는 오명을 버릴 수 있도록 의원님들을 포함한 모든 분들이 함께 해 나가야 한다"고 했다. 인적 쇄신 흐름에 자발적인 동참을 주문한 것이다.
7인회 소속의 한 의원은 이날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설 연휴를 앞두고 박스권 지지율을 뚫기 위해 쓸 수 있는 카드는 다 써야한다"며 "당 쇄신 필요성에 대한 진정성과 절박함을 강조하기 위해 우리가 앞장선 것"이라고 했다.
이에 앞서 전날(23일)엔 친문(친문재인)계 김종민 의원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586 용퇴론이 나온다. 집권해도 임명직을 맡지 말자는 결의"라며 "그러나 임명직 안 하는 것만으로 되나. 정치를 바꾸지 못할 것 같으면 그만두고 후배들에게 물려주든지"라고 적었다.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전략기획본부장인 강훈식 의원도 24일 CBS 라디오에 출연해 "당내 그런 흐름이 있고, 그런 흐름들을 이야기하는 586 선배들의 목소리들이 꽤 있다"며 '586 용퇴론'에 힘을 실었다.
인적 쇄신의 불씨를 살리기 위해선 상징적인 586그룹 인사들이 새 정부에서 장관 등 임명직을 맡지 않거나, 6월 지방선거 불출마, 22대 총선(2024년) 불출마 선언 등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존재한다. 또 당 정당혁신위원회가 제안했던 '동일 지역구 3선 연임 제한' 등에 대해서도 중진 의원들의 적극적인 화답이 필요하다는 견해도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송영길 대표나 우상호 의원 등 상징적인 586 인사들이 총선이나 지방선거 불출마 선언 정도를 해주면 강력한 파급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586 그룹에 속하는 한 중진 의원은 "7인회의 백의종군 선언에 대해선 높이 평가한다"면서도 "핵심 586그룹이 총선이나 지방선거에 불출마한다고 해서 이 후보의 지지율이 오르겠느냐"고 반문했다.
한편 이 후보는 이날 586 용퇴론에 대해선 "민주당이 국민 기대에 맞게 변화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 같다"고 했다. 7인회 기자회견에 대해선 "안타깝지만 국민께서 조금이나마 반성하고 새로 시작하겠다는 각오로 받아들여 주시면 좋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