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연트럴파크 찾은 李 "전쟁나면 젊은이들 죽어"…尹 '선제타격' 비난
입력 2022.01.22 01:01
수정 2022.01.21 22:53
"다 부서지고 전쟁에서 이기면 뭐하나"
이승만 거짓 방송 성대모사로 비꼬기도
서울지역 2030 표심 잡기에 집중
"행복 원하면 이재명 대통령 만들어달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1일 서울 마포구 연남동 경의선숲길을 찾아 청년층 표심 잡기에 나섰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대북 '선제타격' 발언을 정조준 "전쟁이 나면 젊은이들이 죽는다"며 '위험한 후보'라는 점을 부각시키는데 주안점을 뒀다.
경의선숲길 걷기를 통해 시민들과 소통한 이 후보는 즉석연설에서 "전쟁에서 이기면 뭐 하나. 다 부서지고 죽고 다치고 없어진 다음에 저쪽(북한)이 더 부서져서 이기면 무엇이 남느냐. 그런 세상을 만들겠다는 사람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후보는 "전쟁은 나이 든 기득권자들이 결정하고 죽는 것은 결정에 참여하지도 못한 젊은이들"이라며 "젊은이들은 이유도 모르고 끌려가서 총알받이로 죽는다. 역사에서 보지 않았느냐"고 반문했다.
직접 이승만 전 대통령 성대모사를 하며 비판의 강도를 더했다. 이 후보는 "'서울 시민 여러분, 서울은 걱정하지 마시라. 내일 아침이면 평양을 점령해 아침은 평양에서 먹고, 점심은 압록강에서 먹을 것이다'라고 말하고 한강 다리를 끊어버리지 않았느냐"며 "이런 참혹하고 말도 안 되는 것조차 전쟁이니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선제타격은 군사전문가들이 할 말이지 정치 지도자가 하면 국가 관계가 망가지고, 긴장 고조, 대결 격화, 군비 경쟁 가속화로 이어지는데 누가 손해를 보느냐"며 "누구는 말하고 싶지 않아서 안 하는 게 아니다. 이런 게 책임"이라고 윤 후보 겨냥해 거듭 날을 세웠다.
청년 문제의 원인에 대해서는 "국민의힘·한나라당 세력이 거짓말해 사익을 채우고 국민에게는 불이익을 주고, 한곳으로 집중해 재벌을 키우고 수도권 집중해서 미어터지게 하지 않았느냐"고 책임을 돌린 뒤 "양극화가 쌓여 저성장이 오고 힘없는 청년들이 기회가 줄어 싸우게 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그러면서 "분열하지 말아야 한다. 전쟁 선동하지 말아야 한다. 평화롭고 공정하고 희망이 있는 나라, 경제가 다시 살아나는 미래가 있는 세상 우리가 만들어야 한다"며 "많은 분들이 격려하면서 꼭 대통령 되시라고 말씀하는데, 대통령이 꼭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날 오후 경의선숲길에서는 이 후보를 보기 위해 수백여 명의 시민들과 지지자들이 운집했다. 이 후보는 셀카 촬영을 원하는 시민들의 요청을 일일이 들어주며 "여러분들이 저를 대통령으로 만들어 주셔야 한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행복하게 해달라"는 한 시민의 요청에는 "행복하시려면 저를 당선시켜 달라"고 답하기도 했다.
한편 이 후보는 이날부터 엿새간 서울과 경기를 방문하며 수도권 표심을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설 연휴에 앞서 가장 유권자 비중이 높고 이번 대선 최대 캐스팅 보터인 2030 청년층이 많은 지역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이날 서울지역 7대 공약을 발표한 이 후보는 22일에는 집대성된 버전의 청년 공약을 공개한다. 23일부터는 자신의 연고지인 경기도를 방문해 그간의 성과를 발표하는 형식으로 선거 캠페인을 전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