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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방송 뷰] 연예인 2세들이 주던 박탈감…‘스포츠 예능’은 괜찮을까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입력 2022.01.16 09:28
수정 2022.01.16 09:29

‘슈퍼 DNA 피는 못 속여’·‘우리끼리 작전타임’ 등

스포츠 패밀리 예능 출연 이어져

연예인 2세들이 대를 이어 연예계로 진출하는 사례는 늘 있었다. 그러나 실력으로 인정을 받기 전 이슈 몰이부터 하거나, 부모님과 함께 TV에 출연해 얼굴을 알리게 될 때는 ‘특혜’라는 비난이 따르기도 한다. 최근에는 스포츠 스타의 2세들도 부모와 함께 예능에 출연하는 경우들이 생기면서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채널A

연예인 2세들의 특혜 논란은 한때 쏟아졌던 가족 예능이 잠시 주춤해진 이유기도 하다. SBS ‘붕어빵’과 MBC ‘아빠 어디가’ 등 부모와 아이가 함께 토크를 하거나 여행하는 프로그램이 큰 인기를 얻었고, 이후 그 바통을 이어받은 ‘슈퍼맨이 돌아왔다’가 지금까지 방송되고 있지만, 출연자들의 나이대가 높아지면서부터는 잡음이 생기기 시작했다.


이후 아빠와 딸의 소통에 대해 담은 관찰 예능 ‘아빠를 부탁해’와 부모의 품을 떠나본 적 없는 10대 혹은 청년들의 여행을 담은 ‘둥지탈출’, ‘유자식 상팔자’ 등이 방송됐고, 일부 출연자들이 해당 프로그램을 발판으로 드라마, 혹은 타 프로그램에 진출을 하면서 ‘특혜’라는 비난을 받기 시작한 것이다. 지금도 연예인 가족들이 출연하는 예능 프로그램은 있으며, 이를 통해 방송 활동의 물꼬를 트는 사례가 없지는 않으나 이전처럼 본격적으로 발판을 깔아주는 포맷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그러나 최근 이 흐름이 스포츠로 분야를 옮겨 다시 시작되고 있다. ‘뭉쳐야 찬다’ 시리즈, ‘골 때리는 그녀들’ 흥행을 비롯해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스포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각종 스포츠 예능들이 쏟아졌고, 이 가운데 스포츠 스타와 2세들이 함께 출연하는 관찰 예능까지 생겨난 것이다.


지난 10일 ‘슈퍼 DNA 피는 못 속여’(이하 ‘피는 못 속여’)가 채널A를 통해 방송됐으며, 대를 이어 스포츠 선수로 활약 중인 스포츠 패밀리들의 이야기를 담는 ‘우리끼리 작전타임’이 오는 19일 방송을 앞두고 있다. 이 프로그램에는 체조 여홍철, 딸 여서정과 탁구 유남규, 딸 유예린과 야구 이종범, 아들 이정후가 출연한다.


‘피는 못 속여’ 1회에서는 축구 이동국, 야구 김병현, 테니스 이형택 등이 출연, 2세들과 함께하는 일상을 공개했다. 테니스 유망주인 이동국의 딸 이재아는 홈스쿨링을 하고, 테니스 훈련받는 과정을 공개했다. 사격선수로 활동 중인 아나운서 박찬민의 딸 박민하의 출연도 예고됐다. 이형택의 딸 이미나는 아직 12살이지만, 테니스와 축구 등 다양한 운동을 접하며 자신의 적성을 찾고 있었다. 이병현의 첫째 딸 민주 또한 태권도부터 수영, 골프, 리듬체조 등 다양한 종목을 섭렵하며 꿈을 키우고 있다.


스포츠 선수들의 2세는 방송 출연이 데뷔로 이어지곤 하는 연예인 2세들과 상황이 다른 부분도 있다. 다만 이동국, 이형택, 김병현 등은 최근 예능프로그램에서 방송인으로도 활발하게 활동하는 인물들이다. 대중들이 그들의 실력을 알기도 전에, 유명한 아빠와 함께 예능에 출연해 유망주 단계에서부터 큰 주목을 받는 상황은 씁쓸함을 유발하기도 한다. 부모와 함께 여러 종목을 경험하며 실력을 쌓는 과정 역시도 어쩌면 당연한 일이지만, 평범하게 운동에 도전하고 또 매진하는 평범한 선수 지망생에게는 박탈감을 줄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방송에 나오는 스포츠 선수 2세들은 부모의 유명세가 오히려 고민과 부담으로 다가오는 경우도 있다고 고민을 토로하곤 한다. 이날 방송에서도 이미나가 테니스 연습을 하며 아빠 이형택이 지켜보는 것에 대한 부담감을 드러냈다. 이형택 또한 “누구 딸이래 하면서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기대를 하는 것들, 이기고 지는 것에 대한 걸 느끼다 보니까 본인 스스로 이겨야겠다는 생각이 강해진 것 같다. 전 승패보다 얼마나 자기 플레이를 했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러한 고민을 드러내고 함께 이야기하는 것도 물론 좋지만, 이것이 다수가 공감하고, 원하는 주제라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 부모의 부가 자식의 사회경제적 지위를 결정한다는 ‘수저계급론’이 사회적 이슈가 되고, 공정성이 중요한 화두가 되는 시대에 어쩔 수 없이 인맥과 혈연을 부각하게 되는 2세 예능들이 어떤 고민을 담아 시청자들에게 공감을 얻을 수 있을지, 그 과정이 쉽지 만은 않아 보인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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