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승범 "회색코뿔소가 온다…올해도 금융안정이 최우선"
입력 2022.01.13 10:42
수정 2022.01.13 10:42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13일 "올해도 가계부채 관리 강화를 통한 금융안정이 최우선 과제"라고 밝혔다.
고 위원장은 13일 서울 명동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주요 경제·금융 전문가들과의 간담회에서 "멀리 있던 회색코뿔소가 우리에게 가까이 다가오기 시작하는 상황"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회색코뿔소는 충분히 예상할 수 있어 오히려 위험을 간과하게 되는 실책을 비유하는 표현이다.
고 위원장은 "지난해에는 강도 높은 가계부채 관리를 위해 총량 규제에 주력했다면, 올해는 가계부채 시스템 관리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차주단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적용 확대 등 시스템에 기반 한 가계부채 관리를 기본틀로 하면서, 총량규제는 실물경제와 금융시장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탄력적으로 운용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DSR은 대출을 받으려는 사람의 소득 대비 갚아야 할 원리금의 비율 뜻하는 지표로, 이를 엄격하게 적용하면 대출 한도가 줄어드는 효과가 난다.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 방안에 따라 이번 달부터 개인별 대출액이 2억원을 초과하면 연간 원리금 합계가 연소득의 40%를 넘을 수 없다. 오는 7월부터는 총대출액 1억원 초과자로 규제가 확대된다.
다만 고 위원장은 "가계부채 관리 시 서민·취약계층 자금조달에 애로가 발생하지 않도록 꼭 필요한 실수요 등에 대해서는 관련 규제를 최대한 유연하게 적용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아울러 그는 긴축전환 과정에서 소상공인·자영업자 등 취약차주의 충격을 최소화하는데 주력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고 위원장은 "취약차주로부터의 리스크가 금융시장으로 증폭·전이되지 않도록 다양하고 효과적인 금융지원 방식을 깊이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끝으로 고 위원장은 금융권 리스크 관리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글로벌 긴축전환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금융지원조치 종료 등 예상되는 충격을 충분히 감안해 대손충당금 등 손실흡수능력을 훼손하지 않고 위기대응여력을 차질 없이 유지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