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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강조한 윤석열, 선대위 쇄신 첫날부터 또 '삐끗'

최현욱 기자 (hnk0720@naver.com)
입력 2022.01.06 02:30
수정 2022.01.06 06:03

청년간담회 참석 예고 후 비대면 참석

당 비판 시 강퇴…박성중 해명도 논란

2030 지지율 안철수에 밀려 3위 하락

尹 "비판 달게 받고 철저히 반성할 것"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5일 외부일정을 마치고 당사로 들어서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5일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 전면 쇄신을 발표하며 2030 표심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지지율 정체의 배경에 2030의 싸늘해진 민심이 자리잡고 있다는 위기의식의 반영으로 풀이된다. 단, 쇄신 발표 첫날부터 당 청년간담회 홀대 논란이 벌어져 '옥의 티'를 남겼다.


5일 오후 당 국민소통본부는 화상회의 방식으로 전국의 청년들과 함께 간담회를 진행했다. 회의에 앞서 본부 측은 윤석열 후보가 회의에 직접 참석한다고 공지했으나, 막상 회의가 시작되자 권성동 의원과 본부장인 박성중 의원 등만 참석한 상태로 윤 후보와는 전화 연결을 시도하겠다는 사실을 밝혔다.


이에 일부 청년들이 윤 후보가 직접 참석하지 않은데 대해 불만을 터뜨렸고, 이 과정에서 원색적인 욕설이 난무하기도 했다. 윤 후보가 스피커폰을 통해 "선대위가 청년들과 함께 할 것이다. 우리 다 같이 이기자"고 전했고, 권성동 의원이 박수를 유도하기도 했으나 청년 당원들의 성토는 끊이지 않았다.


이날 오전 선대위의 전면 개편에 발맞춰 사무총장직에서 사퇴하겠다고 밝힌 권 의원이 해당 간담회에서 여전히 '사무총장'으로 소개된 점도 추가적인 논란의 대상이 됐다. 온라인 채팅창에서 행사 진행과 당 선대위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내는 당원들을 강퇴(강제 퇴장) 시킨 점도 불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또 논란이 커지자 내놓은 박성중 본부장의 해명도 비판의 대상이 됐다. 그가 복수의 언론을 향해 "더불어민주당과 이준석계 청년들이 들어왔다"고 한 것이다. 이준석 대표는 박 본부장의 발언을 겨냥해 자신의 페이스북에 "행사 중에 '이준석 계열' 청년이 들어왔다는 말을 어떻게 받아 들여야 하나, 진짜 환멸을 느낀다"고 적었다.


이날 청년간담회를 둘러싸고 벌어진 해프닝은 그간 국민의힘 선대위의 고질적인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소통 부족과 비효율적인 실무능력을 고스란히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동수 청년정치크루 대표는 통화에서 "청년들을 모아놓고 이런 식으로 대우하는 캠프는 처음 본다. 처음부터 청년들 의견을 듣는 게 목적이 아니기 때문 아닌가"라며 "그간 문제로 지적되어 온 윤 후보 캠프 측의 후보에 대한 과잉의전이 문제라고 본다. 이런 모습은 쉽게 해소되기 어려울 것"이라 지적했다.


논란이 커지자 윤석열 후보는 이날 오후 10시경 직접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사과했다. 그는 "오늘 선대위를 해체하며 2030의 마음을 세심히 읽지 못한 저를 반성하고 잘 하겠다고 다짐했는데 그 와중에 이런 사태가 벌어져 면목이 없다"며 "청년들의 비판을 달게 받고 두 번 다시 이런 일이 없을 것을 약속드린다. 박 의원의 부적절한 사과문에 대해서도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박 본부장의 '이준석계 청년' 발언에 대해 윤 후보는 "청년들의 의견을 듣는데 우리편 청년과 다른편 청년을 편가르면 되겠는가"라며 "지금껏 저의 행보에 있어 그런 부분이 있었다면 그것도 철저하게 반성하겠다"고 강조했다.


尹, 2030 대상 지지율 조사서 李·安에 밀려
安, 청년 관련 행사 온오프라인 적극 참석해
"尹, 청년 전략 수정 없이 이탈 지지 회복 어려워"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지난 1일 서울 여의도 대하빌딩에서 열린 국민의힘 선대위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청년보좌역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당 안팎에서는 하필 선대위 쇄신을 통해 재출발을 다짐한 첫날 이 같은 논란이 벌어진 데 대해 아쉬움을 표하는 목소리가 높다. 추락한 2030의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게 최우선 과제로 꼽히는 상황에서, 예상치 못한 악재가 벌어진 탓이다.


실제 여론조사 전문업체 리얼미터가 YTN의 의뢰로 지난3~4일 2030 청년들을 대상으로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해 이날 공개한 차기 대선 후보 지지율에 따르면 윤 후보는 18.4%를 얻는 데 그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33.4%),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19.1%)에 밀려 3위로 밀렸다.


20대만을 놓고 살펴보면 격차는 더욱 벌어졌다. 20대에서의 윤 후보 지지율은 15.1%로, 이재명 후보(26.4%) 및 안철수 후보(23.6%)와 차이를 보였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온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청년 관련 행사에 전방위적으로 참석하며 지지를 확보하고 있는 데 비해 효율적인 전략을 세우지 못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도 안 후보는 '서울 목동 워킹맘과의 소통라이브 행사'를 통해 30대 여성과 대화를 나눴으며, 전날에도 부인 김미경 서울대 교수와 함께 청년들이 많이 찾는 혜화역 대학로를 찾아 거리 인사를 진행했다.


안 후보는 취재진과 만나 2030 지지율 상승세에 대해 "제가 원래 처음 정치를 시작한 이유가 2030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였다"라며 "현실성 있고 실행 가능한 청년 공약들을 준비했다. 앞으로 청년에게 더 인정받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 말했다.


이동수 대표는 "윤 후보로서는 보다 진정성 있게 청년들에 다가가는 방향으로의 전략 수정 없이는 이탈한 2030의 지지를 회복하기 어려울 수 있다"며 "국민의힘에 쏠렸던 이대남(20대 남성)들의 표심이 부동층에서 머물다가 선거 막판 이재명 후보나 안철수 후보에 양분될 수 있어 이에 대한 대비책을 철저하게 세워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최현욱 기자 (iiiai072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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