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선 "나만 아는 이재명 신체특성 또있다"…李 "망신주기 그만"
입력 2022.01.06 05:09
수정 2022.01.06 09:13
3억 손해배상 청구소송 4차 변론기일…병원 제출 의사소견서 두고 치열한 공방
김부선 "이재명 거짓말쟁이라는 것 알려야…이재명 불러만 주면 재판정서 검증"
장영하 "아주대병원 입장 곤란해 재판에 비협조…전문의 불러 직접 물어봐야"
이재명 측 "특수부위 점 있으면 허언증 아니고 마약 안한거냐…다른 목적으로 재판 이용"
배우 김부선씨 측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특정 부위에 점이 없다고 검사한 의사들을 증인으로 신청한 가운데, 이 후보 측은 사건 청구 취지와 거리가 먼 '망신주기 재판'이 계속되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서울동부지법 민사16부(우관제 부장판사)는 5일 김 씨가 이 후보를 상대로 낸 3억 원 규모 손해배상 청구 소송의 4차 변론 기일을 열었다. 이날 공판은 시작부터 김씨 측과 이 후보 측 법률대리인이 목소리를 높이며 공방을 펼쳐 분위기가 과열됐다.
김씨 측 법률대리인인 장영하 변호사는 이 후보에게 특정 부위 점이 없다는 아주대병원의 신체검사 결과와 관련해 당시 검사에 참여했던 피부과 전문의 2명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앞서 김씨는 이 후보와 내연 관계였다면서 그의 신체 특정 부위에 있는 점을 봤다고 주장해왔고, 이 후보는 이를 반박하기 위해 아주대병원에서 신체검사를 받았다. 병원은 "해당 부위에 점이나 제거 흔적은 없다"고 진단했지만, 김씨 측은 진료차트 내용이 부실하고 수원에 위치한 아주대병원은 이 후보의 영향력이 미치는 만큼 검사 결과를 믿을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날 장 변호사는 "의사 소견만으로는 점이 없었다고 증명된 것이라고 할 수 없다"며 "레이저 시술의 경우 흔적이 남지 않는 경우가 많고 특히 특정 신체 부위의 경우 다른 부위와 달리 시술 흔적이 훨씬 적게 남을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장 변호사는 이어 "아주대병원이 지금 여러 가지로 입장이 곤란해 재판에 비협조하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전문의들을 증인으로 불러 직접 물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이 후보측 법률대리인인 나승철 변호사는 "이 후보의 특수부위에 점이 있다는 것과 사건 청구가 대체 무슨 관계냐"고 반박하고 "특수부위에 점이 있으면 (김씨가) 허언증이 아니고 마약 안 한 것이냐"고 반발했다.
이어 발언권을 요청한 김씨는 "나만 아는 이 후보의 신체적 특성이 또 하나 있다"며 이 후보의 법정 출석을 요구했다. 김씨는 "이 후보가 법정에 오면 상의, 하의, 장갑 하나도 벗지 않고 재판장님 앞에서 저만 아는 신체적 특성이 있다고 말할 수 있다"며 "재판에 걸린 돈 이런 건 아무 관심이 없다. 단지 이 후보가 거짓말쟁이라는 걸 알리고 싶다"고 호소했다. 이 과정에서 김씨는 눈시울을 붉히고 책상에 엎드려 기도하는 자세를 취하며 격양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이 후보 측 나 변호사는 "원고는 오로지 피고를 망신주기 위해 청구 원인과 관련 없는 얘기만 하고 있다"며 "자신의 다른 의도를 밝히기 위한 목적으로 이용되는 재판"이라고 강하게 반발했고, 김씨는 "이 후보는 이 건으로 저를 거짓말쟁이로 매장했다. 가장 중요한 증거들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흥분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맞섰다.
재판부는 이 후보 측에 사실조회 신청을 검토하도록 하고, 결과에 따라 의료진 등을 증인으로 부를지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지난 공판에서 김씨 측이 예고했던 김씨의 딸 이씨에 대한 증인 출석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씨는 김씨와 이 후보의 관계를 비공개로 증언할 예정이었다. 이씨는 지난 2018년 자신의 SNS에 "사진을 정리하던 중 엄마(김부선)와 이 지사가 함께 찍힌 사진을 발견하고 폐기했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이씨를 증인으로 신청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딸이 이미 4년 전에 분당경찰서에서 관련 진술을 한 게 있다. 분당서에 사실조회 신청을 해주셨으면 한다"며 "딸은 서울, 이 곳 환경, 이 후보 등 모두가 싫다며 이름까지 바꾸고 숨어서 지내고 있다. 어미로서 (증인출석 신청은) 할 짓이 아니었다"고 토로했다.
앞서 김씨는 지난 2018년 9월 이른바 '여배우 스캔들'로 얽힌 이 후보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그는 이 후보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자신과의 관계를 부인하고 허언증 환자로 몰아 정신적, 경제적 손해를 입었다며 3억원을 배상하라는 손해배상 청구소송도 제기했다.
김씨 측은 지난해 8월 열린 3차 변론 기일에선 이 후보에 대한 신체 감정 및 음주운전 전력 사실조회를 신청하고 살인 의혹이 있는 이 지사 조카의 인적 사항도 확인해 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하지만 재판부는 "감정할 사안이 본인의 수치스러운 부분과 관련돼 (본인의) 의사에 반해 강제하는 것은 인격권 침해라 적절치 않다"며 모두 기각했다.
다음 변론기일은 대선이 끝난 뒤인 오는 3월23일 오후 3시 30분에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