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대위 재구성의 방향은 '윤석열다움'…결심의 배경은
입력 2022.01.04 16:19
수정 2022.01.04 16:23
尹, 김종인 배제한 결단의 의미는…
"윤석열에 맞는 옷을 입겠다는 것
새로운 선대위 통해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국민들에게 다가가겠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까지 물러나는 형태로 중앙선대위를 전면 해체한 뒤 재구성하기로 마음을 굳힌 것은, 윤 후보에 꼭 맞는 옷과 같은 선대위를 구성해야 국민들에게 자신의 진면목으로 다가갈 수 있다는 판단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후보측 핵심 관계자는 4일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윤 후보가 김 위원장 사퇴까지 포함해 선대위를 전면 해체한 뒤 재구성하기로 결심한 것을 놓고 "윤석열 후보에게 맞는 옷을 입겠다는 것"이라며 "새로운 선대위를 통해서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국민에게 다가가겠다는 의미"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날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앞서 윤 후보는 중앙선대위 고위 관계자와의 통화에서 김종인 위원장이 본인의 사퇴 가능성을 배제한 채 '선대위 전면 인적 쇄신'의 방아쇠를 당긴 것과 관련해 "나에 대한 쿠데타"라며 격노한 것으로 전해졌다.
따라서 해체 후 재구성될 선대위에서는 김종인 위원장의 모습이 배제될 가능성이 높다. 윤 후보도 선대위의 개편 필요성은 인식하고 있었던 만큼, 조직을 캠페인 중심·업무 중심의 슬림한 모습으로 개편하되 김 위원장은 배제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는 김 위원장의 발언대로 대선후보가 '연기하는 배우' 역할에만 머물 수는 없다는 문제의식도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핵심 관계자는 "후보의 가치와 철학이 투영되는 선대위가 돼야 하는 게 당연한 것 아니냐"며 "그런 면에서 이번 선대위의 해체는 오로지 선거 캠페인의 효율성을 기하기 위한 슬림한 조직으로 거듭나기 위해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업무 중심의 실무형 타이트한 조직을 만들게 되면 선거 캠페인을 상당히 경쾌하게 가져갈 수 있다"며 "실무 중심의 슬림한 선대위를 만들고난 다음에는 후보는 정책이나 공약을 중심으로 국민들에게 좀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한 노력을 효율적으로 하게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번 중앙선대위 해체 후 재구성과 관련해 윤석열 후보의 고민 지점에는 지난해 11월 5일 후보로 선출된 뒤, 이날로 두 달 동안 '윤석열다움'을 보여주지 못했던 것에 대한 성찰도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이 윤석열 후보를 불러냈던 것은 검찰총장 시절 문재인 대통령,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의 핍박에 굴하지 않고 맞섰던 뚝심과 결기를 높이 샀던 측면이 있는데, 대선후보 선출 이후 두 달 동안 그와 같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던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핵심 관계자는 "선대위의 재구성 자체가 윤석열식의 정치와 대선후보로서의 역량을 보여줄 수 있는 장치를 장착하는 것으로 보면 된다"며 "윤석열 후보에게 맞는 옷을 입겠다는 것"이라고 방점을 찍었다.
중앙선대위 해체 후 재구성 과정에서 김종인 위원장이 배제된다면 총괄선대위원장 등 명칭 여하에 관계없이 새로운 '얼굴'이 필요하게 된다. 이 지점만 해결된다면 새로이 재구성된 선대위 인선안은 5일 중으로 발표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핵심 관계자는 "캠페인 중심의 실무형 선대위 구성안은 금명간 발표하게 될 것"이라며 "내일 중으로 보면 큰 무리가 없겠다"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