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인터뷰] 우다비, ‘멜랑꼴리아’ 악역 연기로 깬 한계
입력 2022.01.02 10:52
수정 2022.01.02 21:55
“‘멜랑꼴리아’, 요즘 세상에서 보기 드문, 순수한 마음 가진 인물들 나와 좋았다”
“어떤 청춘 캐릭터라도 좋아…도전 할 때마다 짜릿함과 즐거움 커져”
‘멜랑꼴리아’의 성예린은 이기적인 선택으로 주인공들을 위기에 몰아넣는 악역이었지만, 마냥 미워할 수 없는 매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 바탕에는 배우 우다비의 섬세한 연기력이 있었다. 어른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발버둥 치는 성예린의 불안감까지 입체적으로 표현하며 공감의 바탕을 마련한 것이다. ‘입체적 빌런 성예린’을 통해 우다비도 한층 성장할 수 있어 만족했다.
최근 종영한 tvN 수목드라마 ‘멜랑꼴리아’는 특혜 비리의 온상인 한 사립고를 배경으로 수학 교사와 수학 천재의 통념과 편견을 뛰어넘는, 수학보다 아름다운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수하이라는 흥미로운 소재를 바탕으로, 순수하게 마음을 나누는 주인공들의 이야기가 매력적인 작품이었다. 우다비 또한 ‘멜랑꼴리아’가 강조하는 착한 매력에 매료돼 작품을 선택했다.
“요즘 세상에서 보기 드문, 순수한 마음을 가진 인물들이 주인공인 작품이다. 삭막한 현대 사회에 필요한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물론 예린이는 그와 완전히 반대되는 기질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예린이 또한 처음 접했을 때 굉장히 안쓰러운 인물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더 마음이 가고, 연기하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우다비가 연기한 성예린은 이 작품에서 빌런 역할을 담당했다. 아성고 부동의 전교 1등이지만 늘 성적, 특히 수학 성적에 대한 압박감을 받으며 불안해하는 인물. 수학 천재 백승유(이도현 분)와 그를 변화시키는 지윤수(임수정 분)에 대한 질투와 애증으로 나쁜 선택을 하기도 한다.
“예린이는 흔히 말하는 ’금수저‘ 이지만, 어릴 때부터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기도 했다. 남들보다 환경적으로 좋은 위치에 있기 때문에 남들보다 ‘당연히’ 뛰어나야 하고 항상 1등을 해야 했던 거다. 그런데 예린이는 노력을 해야 겨우 1등을 할 수 있는 아이인 거다. 그런 예린이가 타고난 천재 백승유를 만났을 때 가질 수 있는 감정은 ‘열등감’이라고 생각했다.”
이렇듯 현실적인 감정을 바탕으로 한 성예린은 악역임에도 많은 시청자들의 이해를 받았다. 성예린이 ‘흑화’를 할 때에도 ‘이해한다’, ‘안쓰럽다’라는 반응들이 이어졌던 것이다. 우다비는 흔들리는 성예린의 심리를 좀 더 잘 전달하기 위해 순간순간의 감정에 집중하며 캐릭터를 차근차근 만들어나갔다.
“전체적인 대본의 흐름을 명확히 파악하되, 순간의 심리에도 집중했다. 예린이는 아주 불안정한 인물인데 그 호흡을 다 쌓아서 밀도 있는 씬을 만드는 것에 중점을 뒀다. 감독님께서 항상 ‘텐션’을 주라고 말씀하셨는데 그것을 살린다고 생각하고 연기를 하면 확실히 잘 전달되더라.”
긴 시간 집중하며 캐릭터의 내면을 전달하는 과정이 쉽지 않을 법도 했다. 그러나 우다비는 이러한 과정을 통해 한층 성장할 수 있었다며 감사를 표했다. 특히 임수정, 이도현 등 동료 배우들의 연기를 지켜본 것도 그에겐 큰 경험이 됐다.
“임수정, 이도현은 함께 연기했다는 사실만으로도 너무 영광인 배우분들이다. 제가 TV를 보다가 광고에 이도현이 나왔을 때도 ‘백승유다’라고 생각할 만큼 극에 빠져들었는데, 그건 이도현이 인물 자체로 연기를 너무 잘해줬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임수정 선배님은 우아하시고 친절하셨고 소녀 같은 감성이 있어서 제게는 딱 지윤수 선생님으로 느껴졌다. 내 한계를 깰 수 있었고 배우는 것들이 정말 많았다. 선배님들과 함께 호흡할 수 있어서 크게 성장할 수 있었다.”
이번에는 흔들리는 불안한 청춘을, 전작인 ‘멀리서 보면 푸른 봄’에서는 도도한 매력의 당찬 청춘을 연기한 우다비는 앞으로도 다양한 청춘들을 연기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캐릭터에 한계를 두지 않고, 최대한 다양한 경험을 하는 것이 목표다.
“완전히 광기 있는 모습이나 아니면 자유로운 영혼의 청춘도 연기하고 싶다. 사실 뭐든 좋다. 기회가 오는 대로 다양하게 해보고 싶다. 새로운 도전을 할 때마다 짜릿함과 연기하는 즐거움이 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