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정부 띄운 이재명, 이면엔 윤석열·안철수 단일화 경계
입력 2021.12.31 14:46
수정 2021.12.31 14:55
李·尹 지지율 엎치락뒤치락…'안철수' 야권 합류 막아라
"판 흔들기용 발언" 매몰찬 거절 당하고도 재차 '러브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통합정부론을 띄웠다. 겉은 국민 통합을 위한 연정으로 포장했지만, 이면에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와 야권의 단일화를 막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31일 송영길 대표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 후보도 안 후보에게 '같이 합시다, 좋은 어젠다를 같이 밀고 나갑시다'라고 제안할 생각이 있는 것이냐'는 질문에 "저와 이 후보는 자주 소통을 한다"며 "공감대를 만들어가는 중이고 연초에 이 후보가 구상을 말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안 후보와 연대 제안을 거부하는 데 대해선 "그 노(NO)의 강도가 높지 않았다고 본다"며 거듭 러브콜을 보냈다.
앞서 이 후보도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토론회에서 진영과 무관한 실용내각과 책임총리제 실현 의지를 밝히며 "일종의 협치 체제, 크게 말하면 통합정부 이런 것들이 괜찮다고 본다"고 한 바 있다.
이는 야권과 안철수 후보와의 단일화를 막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후보의 지지율이 상승세이긴 하지만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접전을 벌이고 있는 만큼 안 후보의 야권 합류는 반드시 막아야만 하는 상황이다. 한때 5%에도 미치지 못하며 미미했던 안 후보의 지지율은 최근 10%에 육박하고 있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안 후보가 대선 승자를 결정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국민의힘은 이미 안 후보를 연합 대상으로 점찍어 놓고 '단일화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지난 27일 안 후보의 측근인 김민전 경희대 교수를 중앙선거대책위원회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영입했다. '안철수계'로 알려진 김 교수는 2012년, 2017년 대선에서 안 후보를 도운 경험이 있다.
여당이 안 후보의 매몰찬 거절을 받고도 재차 연대론을 띄운 것도 이런 이유인 것으로 보인다. 안 후보는 송 대표가 단일화를 거론하자 자신의 페이스북에 "송 대표 발언은 민주당 후보의 한계를 자인하고 이를 덮기 위한 정략적인 판 흔들기용 발언임을 국민들도 알고 계실 것"이라면서 "송 대표의 발언은 양당 후보들의 도덕성과 자질에 대한 의구심이 점점 더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더 좋은 정권교체, 새롭게 준비된 안철수에 대한 높은 관심 때문일 것"이라고 했다.
다만 민주당은 확대해석을 경계해야 한다는 반응이다. 권혁기 민주당 선대위 공보단 부단장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어제 있었던 토론회에서 있었던 이 후보 메시지 요지는 진영과 계파 논리에 빠지는 인사를 하지 않겠다. 유능한 인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하겠다는 것"이라며 "만약 대통령에 당선된다면 유능한 정부로 일해야 하지 않겠느냐. 이런 인사관을 피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