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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전선언 향배는?…'정중동' 북한, 대외관계 분과 신설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입력 2021.12.31 04:30
수정 2021.12.30 22:05

"대외관계 분과 별도 구성해

논의 동향 보인 건 이번이 처음"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30일 "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4차 전원회의 3일회의가 29일에 진행되었다"고 전했다. ⓒ노동신문

북한이 올해 결산과 내년 계획 수립을 위해 노동당 전원회의를 진행 중인 가운데 '대외관계 분과'를 새로 꾸려 관련 논의를 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과 미국이 한반도 종전선언 문구 협의를 매듭지었다고 밝힌 상황에서 북한이 관련 입장을 표명할지 주목된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30일 "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4차 전원회의 3일차 회의가 29일에 진행되었다"며 "부문별 분과 연구 및 협의회들에서는 전원회의에 제기할 결정서 초안을 진지하게 연구·토의하고 있다.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위원이 분과별로 연구 및 협의회를 지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원회의는 당대회가 열리지 않는 평시에 대내외 정책을 논의·의결하는 기구다.


신문은 이날 부문별 분과회의와 관련한 사진 10여 장도 함께 공개했다. 특히 김영철 당 통일전선부장, 리선권 외무상, 김성남 당 국제부장이 주관하는 회의 사진을 통해 대외관계 관련 분과가 별도 구성됐다는 사실을 간접적으로 밝혔다. 다만 해당 사진에서 북한 대외정책을 총괄하는 김여정 당 중앙위 부부장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북한 노동당 노동신문이 30일 전원회의 부문별 분과회의 사진을 공개한 가운데 김영철 당 통일전선부장, 리선권 외무상, 김성남 당 국제부장이 회의를 주관하고 있다. ⓒ노동신문

통일부 당국자는 "일종의 대외관계 담당 분과를 만든 것으로 보인다"며 "대남·대외관계 부문을 별도로 구성해 논의하는 동향을 보이는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북한은 연초 제8차 노동당대회 이후 부문별 논의를 세분화해 진행하는 흐름을 이어오고 있다. 실제로 당대회 당시엔 7개 분과가 확인됐지만, 지난 6월 제3차 전원회의에선 9개 분과로 확대됐다. 이번 제4차 전원회의에선 대외관계 부문이 추가돼 총 10개 분과 논의가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통일부 당국자는 "공개된 사진상 정치국 상무위원 및 위원의 담당 분야를 볼 때, 10개 정도 분야에서 분과 회의가 진행되는 것으로 판단한다"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일방적인 보고·결론 방식이 아니라 분과별 토의를 거쳐 마련된 초안을 본회의 성격의 전체회의에 올려 결론 내리는 방식을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다만 북한은 3일째 전원회의를 이어가면서도 구체적 논의 내용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최종결론을 도출한 뒤 대외메시지 등을 포함한 '종합적 입장'을 정리해 발표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지금까지 전원회의가 가장 길게 열린 것이 4일"이라며 "이를 기준으로 보면 오늘까지 (4일차) 회의를 진행하고 내일 종합적으로 보도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공개 되지 않은 추가 의정이 있다면 4일보다 (회의)일정이 길어질 수 있다"며 "(전원회의가) '언제 끝난다'는 단서가 많지 않다"고 말했다. 북한이 관례를 깨고 내년 초까지 전원회의를 이어갈 수 있다는 의미다.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4차전원회의가 진행되는 모습 ⓒ노동신문
北, 전원회의·신년사 계기로
대외 메시지 내놓을 듯
"北美 조율에 시간 걸릴 것"


공개 시점을 예단하긴 어렵지만, 북한이 대외관계 별도 분과까지 마련한 만큼 전원회의나 김 위원장 신년사 등을 통해 대외 메시지를 표출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전날 내신 기자간담회에서 북한이 과거 전원회의 결정문이나 신년사를 통해 대남·대미 메시지를 내놓은 바 있다며 "북한이 금년에 어떤 방식으로 우리에 대한 대외 메시지를 보낼 것인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연초까지 지켜봐야 상황을 알 것 같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종전선언과 관련해선 "북한이 일련의 신속한, 그리고 긍정적 반응을 보여왔다"며 "좀 더 구체적으로 호응해 오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월 새해를 맞아 주민들에게 친필 서한을 작성하며 촬영한 사진 ⓒ조선중앙통신

다만 북한이 대화 가능성을 시사하더라도 한미는 물론 북미 간 추가 의견 조율이 불가피해 신속한 논의 진전을 기대하긴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선대위 평화번영위원장)은 이날 KBS라디오 최영일의 시사본부에 출연해 "아무래도 북미가 종전선언에 있어 의견차가 좀 있다"며 낙관적 전망에 선을 그었다.


이 전 장관은 "북한이 미국을 향해 '대북 적대정책을 포기해야 한다'고 얘기하고 있지 않으냐"며 "이 부분을 조율하는 데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현 정부 임기 내에 되면 좋지만, 안 된다면 차기 정부가 종전선언 성사를 위해 여러 물밑협상을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북한이 제재완화 및 한미연합훈련 중단 등을 골자로 하는 '적대정책 철회'를 요구하고 있지만, 미국이 "적대 의도가 없다"며 '선제적 양보'에 선을 긋고 있는 만큼, 양측이 접점을 마련하기 까지 갈 길이 멀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미국 성조기와 북한 인공기(자료사진) ⓒ연합뉴스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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