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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3사, 10년간 LTE로 18조 폭리?…“전혀 맞지 않는다”

김은경 기자 (ek@dailian.co.kr)
입력 2021.12.28 14:47
수정 2021.12.28 15:21

참여연대, 이통사 초과이익 지적…LTE ‘반값 요금제’ 도입 주장

이통사 “민간기업에 공기업 잣대?…LTE만 떼놓고 보기 어렵다”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열린 ‘LTE 상용화 10년, 이통3사 LTE 초과이익 분석결과 발표’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연합뉴스

이동통신 3사가 지난 10년간 롱텀에볼루션(LTE) 서비스로 약 19조원의 폭리를 취했다는 시민단체의 주장과 관련해 통신업계가 산업적인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잘못된 분석 결과라고 반박하고 나섰다.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는 28일 기자회견을 열고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통 3사는 지난 10년간 기지국 투자비·망 투자비·인건비·마케팅비 등 각종 영업비용을 빼고도 약 18조6000억원의 ‘초과수익’을 내며 폭리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다른 세대 네트워크 공존하는데…‘원가보상률’ 적용 타당성 의문

참여연대는 이통 3사가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제출한 2012~2019년 8년 치 LTE 영업통계명세서를 근거로 이같이 주장했다.


참여연대가 주장하는 이통 3사의 ‘초과수익’이 타당한지 살피려면 우선 ‘총괄원가’의 개념부터 따져봐야 한다. 초기에 막대한 망구축 비용이 들어가는 네트워크 산업은 투자초기 발생하는 손실을 이후에 보전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내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이를 보여주는 지표가 원가와 비교했을 때 수익 비율을 표시한 ‘원가보상률’이다.


참여연대는 이통 3사의 영업이익에서 총괄원가를 뺀 금액을 초과수익으로 계산했다. 이를 계산했을 때 이통사의 원가보상률이 지나치게 높다는 것이 참여연대 주장의 핵심이다.


원가보상률은 영업이익을 사업비용과 투자보수의 합인 총괄원가로 나눈 값이다. 따라서 LTE 원가보상률이 100%를 넘으면 이통사가 투자 대비 수익을 내고 있다는 얘기가 되기 때문에 통신비 인하 주장의 근거가 될 수 있다.


참여연대는 “원가보상률의 경우 수도·가스·전기 등 공공서비스 성격이 높은 기간서비스의 요금을 산정하는 주요 자료로 활용되고 있다”며 “이동통신 서비스 또한 전기통신사업법상 ‘기간통신서비스’로서 원가보상률을 중요한 기준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통 3사의 연도별 LTE 초과수익 추이 그래프.ⓒ참여연대
이통 3사 ‘경쟁 시장’ 구조…투자 실패 위험도 기업에

실제 총괄원가는 전기·가스·수도요금 등 우리나라의 공기업이 제공하는 서비스나 재화의 가격을 산정하는 기준이 되고 있다. 국민들에게 서비스나 재화를 공급하는데 드는 총 비용에 해당 자금을 다른 곳에 투자했을 때 얻을 수 있는 적정투자보수율을 포함해 정해진다.


정부가 관련 심의기구나 지방자치단체의 의회에서 징수목표액을 정하는 바에 따라 업종별로 요금표가 결정되고 부족한 부분은 일반회계에서 전입돼 정부가 적자를 보전해주는 구조다.


하지만 이통 3사가 내는 수조원 대의 주파수 비용은 이 같은 방식이 아닌 민간기업 간의 경매를 통해 책정된다. 한국전력이나 한국가스공사처럼 공기업이 아닌 민간기업이기 때문에 주파수 투자 계획을 잘못 세워 적자를 봐도 정부가 이를 보전해주지 않고 기업이 모두 리스크로 떠안는다.


주파수 경매뿐 아니라 통신업계는 이통 3사가 가입자 유치나 해외 사업자와의 제휴 성사 등을 위해 치열하게 다투는 ‘경쟁 시장’으로 공공부문과 똑같이 볼 수는 없다. 전통적인 통신사업 외에 다양한 신사업을 기반으로 경쟁 산업군을 확장하는 추세이기도 하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총괄원가 등 원가보상률 기반 규제는 국가가 독점하는 공기업 서비스의 요금에 적용되는 개념”이라며 “반면 통신서비스는 막대한 사업과 투자 리스크를 안고 경쟁하는 민간 영역으로 통신요금 역시 원가가 아닌 시장경쟁에 따라 결정된다”고 설명했다.


오히려 민간기업에 원가 규제의 잣대를 들이대면 방만한 사업운영 등 모럴해저드(도덕적 헤이)를 발생시키고 5G 세계 최초 상용화와 같은 혁신 동력을 상실시킬 우려가 크다는 것이 통신업계의 지적이다.


SK텔레콤 직원이 기지국을 점검하고 있다.ⓒSK텔레콤
대규모 투자 필요한데…차기 네트워크 도입 시 요금 급등 우려

참여연대는 이통 3사의 과도한 마케팅비 지출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이를 아껴서 통신비를 내릴 수 있지 않느냐는 것이다. 참여연대는 “이통 3사가 매년 지출하는 마케팅비는 7조~8조원으로 연간 영업이익의 2~3배에 이르는 막대한 금액”이라며 “이통 3사의 통신비 인하 여력이 충분하기 때문에 정부와 국회가 LTE 반값 통신비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통사들은 “LTE 원가 회수로 요금을 반값 인하해야 한다는 주장은 대규모 투자가 진행 중인 5G 서비스 요금에 대해 지금보다 훨씬 높은 요금을 받아야 한다는 것과 동일한 논리”라고 반박했다.


통신산업의 특성상 현재 3G·LTE·5G가 동시에 쓰이는 것처럼 다음 세대의 네트워크 인프라가 상용화돼도 이전 세대의 인프라가 공존하는 구조인데, LTE만 따로 구분해서 기업의 수익성과 요금을 보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통신산업은 본래 신규 서비스의 손실을 기존 서비스의 이익으로 회수하고 망과 서비스 진화를 계속해나가는 특성이 있다”며 “다세대 망이 공존하는 현실을 무시한 채 망 세대별 별도 이익규제를 할 경우 신규서비스의 요금인상과 함께 투자혁신 유인 감소 등으로 이어져 결국 소비자 피해와 국가산업 발전 저해라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은경 기자 (e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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