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계란투척 학생에게 편지 "큰 책임감 느껴"
입력 2021.12.16 09:33
수정 2021.12.16 09:33
"사드 반대 했던 분들에게 진심 죄송"
사드 말바꾸기 비판 재차 해명
"주어진 상황에서 국익 극대화해야"
성주경찰서장에게도 편지로 선처 호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자신에게 계란을 투척한 고등학생 A군에게 15일 편지를 보내 “송구하다”고 사과했다. A군은 지난 13일 성주를 찾은 이 후보에게 ‘사드 철회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는 취지로 계란 두 개를 던진 바 있다.
이 후보는 편지에서 “저에게 계란을 던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펼쳐진 것에 대해 먼저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정치란 결과에 대해 무한 책임을 지는 것이다. 정말 큰 책임을 느낀다”고 적었다.
이어 “학생과 사드 배치 반대에 나섰던 모든 분께 진심으로 제 마음을 전한다”며 “사드 배치가 국익에 전적으로 부합하지 않는다는 저의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했다.
이 후보는 하지만 “저는 주어진 현실과 상황에 맞춰 국익을 극대화할 방안을 찾는 정치가”라며 “제 신념을 지키는 것보다 이미 사드 배치가 현실화된 상황에 기초해 대안을 찾는 것이 저의 역할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2017년 당시 “사드가 북핵 미사일 방어용이 아니라는 건 이미 알려진 사실”이라며 사드 배치를 반대했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미 배치가 끝난 상황이고, 국제사회에서는 기성 상태가 중요하다”면서 “상황이 바뀌면 다른 판단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을 바꾼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이 후보는 “학생 덕분에 제가 왜 정치를 하는지, 또 제가 들어야 할 국민의 목소리는 어디에 있는지 다시 한번 고민할 수 있었다”며 “큰 목소리든, 작은 목소리는 국민의 목소리를 경청하는 데 온 힘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성주경찰서장에게도 편지를 보내 A군에 대한 선처를 당부했다. 이 후보는 “학생의 행동이 전적으로 올바르고 정당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면서도 “이 학생이 공동체에 대한 애정과 사회에 대한 관심을 잃지 않은 채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는 기회를 달라”고 말했다.
A군은 앞서 13일 오전 이 후보가 참외 모종 심기 체험을 위해 경북 성주의 다정농원을 찾았을 때 주머니에서 계란을 꺼내 두 차례 이 후보를 향해 던졌다. 이 후보가 계란에 직접 맞지는 않았으며, A군은 현장에서 경찰에 연행됐다. 이 후보 측에 따르면, A군은 13일 하루 유치장에 있다가 석방됐으며 경찰은 구속영장 청구 등 수사를 이어나간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