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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G3 신산업③] 막 내린 100년 내연차 시대…전기·수소차로 제2막 연다

유준상 기자 (lostem_bass@daum.net)
입력 2021.12.15 07:00
수정 2021.12.14 20:28

글로벌 車업계 내연기관차와 결별 선언

전기·수소차 등 미래차 개발-투자 주력

정부, 내년 자동차 예산 30% 이상 확대

현대자동차의 수소전기차 넥쏘 외관. ⓒ현대자동차

'BIG3 신산업(시스템반도체·미래차·바이오헬스)'이 미래 새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세 개 분야 모두 수출성장률이 두 자릿수대를 기록하며 수출효자로 등극한 데다 미래 경제 성장과 일자리 창출 히든카드로 부상하면서 민간·정부 모두 BIG3 신산업 육성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내연기관차와 결별 선언한 글로벌 車업계, 미래차로 갈아탄다

100년 넘게 군림하던 내연기관차가 내리막길을 타고 미래차(전기차·수소차)의 시대가 성큼 다가왔다.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은 탄소 중립 열풍을 타고 내연기관차 생산 중단과 전기차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35년경에는 유럽과 미국에서 휘발유와 디젤 엔진을 장착한 내연기관차를 사고 싶어도 살 수 없는 상황이 도래할 것으로 전망된다.


자동차업계는 유럽연합(EU)이 이르면 2035년부터 휘발유와 디젤 엔진을 장착한 내연기관 자동차의 판매를 금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한다. EU가 제시하는 자동차 CO2 배출량은 1km당 43g으로 바뀔 계획으로, 순수내연기관 엔진만으로는 기준치 달성이 불가능한 수준이다. 자연스레 새로운 엔진 개발과 전동화가 이뤄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실제 현대차, 폭스바겐, 스텔란티스, 르노, 메르세데스 벤츠 등은 최소 2030년부터는 전기차 중심으로 친환경차를 늘려가고 내연기관차의 생산량은 줄여갈 것으로 의사를 밝혔다. BMW는 2023년까지 25개의 전동화 차량을 선보일 예정인데 이 중 12개 차량은 순수 전기차, 나머지 13개 차량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와 하이브리드로 계획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도 '자동차 대전환'에 동참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내년 처음으로 내연기관차보다 전기차 신차를 더 많이 내놓는다. 신차 12종 가운데 절반이 넘는 7종이 전기차로 출시될 예정이다. 일찍이 SM3 Z.E.를 통해 한국 전기차 시장의 선구자로서 역할을 해온 르노삼성도 내년까지 총 8개의 전기차 라인업을 출시할 계획이다. 우리 기업들은 내연기관차 공장의 미래차 공장 전환, 미래차 핵심부품과 인프라 조성 등을 위한 투자에 나서고 있다.


한국 정부도 전기·수소·자율차 등 미래차 기술경쟁력 확보를 위해 내년도 자동차 산업 관련 예산을 30% 이상 늘렸다. 산업통상자원부는 국회 의결 과정에서 자동차 분야 내년도 예산이 올해(3615억원) 대비 1094억원 증액된 4709억원으로 최종 확정됐다고 14일 밝혔다. 세부 예산을 들여다보면 미래차 기술 연구·개발(R&D)에 전체 예산의 대부분인 4157억원이 편성됐다.


자동차 산업 예산은 2019년 2053억원, 2020년 3167억원, 2021년 3615억원, 2022년 4709억원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산업부는 내연기관 부품업체의 미래차 분야 전환 지원과 미래차 산업 육성과 기술 개발을 집중 지원할 계획이다.


전기차는 2025년 1회 충전 주행거리를 600㎞까지 확보하기 위해 배터리 시스템과 주행효율 향상 등 핵심기술 개발을 추진한다. 시장자립형 3세대 전기차(xEV) 산업 육성과 미래형 자동차 튜닝 부품 기술개발에 각각 591억원과 70억원을 투입하고, 전기차용 폐배터리 재사용 사업화 기술 개발에 30억원을 신규 편성했다.


수소차는 수소 상용차 핵심 부품 사업(90억원), 수소모빌리티 확대를 위한 개방형 연료전지시스템 설계검증 플랫폼 기술개발(48억원) 등을 각각 신규 편성했다. 또 수소 상용차용 핵심부품 국산화와 다양한 모빌리티에서 연료전지를 활용하는 개방형 플랫폼 개발을 추진한다.


자율주행차 분야에서는 2027년 완전 자율주행 세계 최초 상용화를 목표로 자율주행기술개발혁신에 362억원, 미래차 디지털 융합 산업 실증 플랫폼 구축에 96억원, 자율셔틀 인포테인먼트 기술 개발 및 서비스 실증에 78억원을 각각 편성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급격한 자동차 시장 변화 속에서 우리 기업들이 미래차 시장에서도 시장을 선도할 수 있도록 핵심기술 확보와 인프라 구축 등의 정책적 지원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전기차에 비해 불투명한 수소차의 미래

수소차가 안정적인 궤도에 오른 전기차에 비해 미래가 불투명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수소경제 이행 상황이 목표치에 턱없이 미달한 수준인데다 무엇보다도 경제성 확보가 커다란 난제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2019년 1월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발표했다. 2022년까지 수소승용차를 6만5000대 보급(누적)하고, 전국에 수소충전소 310개소를 운영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목표 수소가격은 kg당 6000원으로 잡았다.


그러나 2022년을 코앞에 앞둔 현재 정부의 수소경제 로드맵 이행 상황이 목표치에 턱없이 미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경제인연합가 지난 12일 발표한 '수소경제 생태계 현황과 정책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1월 기준 수소승용차는 목표의 27%(1만7000대) 수준에 불과하다. 핵심 인프라인 수소충전소 보급 일정도 목표 대비 38%(117개소) 수준이다. kg당 수소가격도 로드맵 발표시점과 큰 차이가 없는 8400원대다.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수소생산·연료전지 분야 특허 수(2014~2020 누적)에서 한국은 세계 5위 수준이다. 사실상 6개국(EU 포함)이 세계 수소시장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실제 경쟁국 가운데 하위권에 속한다는 의미다. ⓒ전국경제인연합회

경제성 확보도 큰 숙제다. 수소차는 전기차보다 훨씬 비쌀 뿐 아니라 충전소 한 곳을 설치하는 비용도 20억~50억원에 이른다. 최근 몇 년 사이 전기차 시장은 빠른 속도로 커지고 있는데 반해 수소차 시장은 정체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다.


전기차와 수소차 모두 자동차의 핵심인 내연기관(엔진)을 필요로 하지 않고 전기를 원동력으로 삼아 모터를 작동시킨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하지만 원료와 전기를 만드는 방식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전기차는 리튬이온배터리, 수소차는 연료전지를 사용해 전기를 생산한다. 전기차는 배터리에 저장된 전기를 사용하고, 수소차는 고압 수소탱크에 충전된 수소와 공기 중의 산소를 화학 반응시켜 발생한 전기로 모터를 돌린다.


작동 구조가 단순해 진입 장벽이 낮은 전기차에 비해 수소차의 진입 장벽은 높다. 테슬라의 경우 완성차 생산을 경험하지 않았는데도 전기차를 생산해 판매하고 있다. 심지어 청소기를 만드는 다이슨이나 구글, 바이두와 같은 IT업체도 전기차 시장에 뛰어들 정도다. 반면 수소차를 만들 수 있는 곳은 현대차와 도요타 등 일부 업체에 국한돼 있다. 수소차 제작에 상당한 자동차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한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수소경제 비전을 발표했지만 정말 수소차 시대가 열릴지는 미지수"라며 "현재 수소기술 발전 속도 및 경제성, 수소 산업의 핵심 부품과 소재가 대부분 미국·일본 등에 의존하는 실정을 고려할 때 넘어야 할 장벽이 만만치 않다"고 설명했다.

유준상 기자 (lostem_bas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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