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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간 토종 3명’ 외인천하 투수 골든글러브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입력 2021.12.11 09:22
수정 2021.12.11 09:22

두산 미란다, 득표율 76%로 투수 골든글러브

최근 외국인 투수들이 득세, 토종 투수 사라져

2021 투수 골든글러브를 차지한 미란다. ⓒ 뉴시스

다시 한 번 외국인 선수의 몫이었다.


두산의 외국인 투수 아리엘 미란다는 10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2021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투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유효표 304표 중 231표(76%)의 압도적 지지였다. 대리 수상자로 나선 최우진 통역은 "오늘 아침 통화해 골든글러브를 받으면 어떤 말을 하고 싶냐 물었다. 'KBO에서 뛸 수 있게 기회를 준 두산과 감독님, 전력분석을 비롯해 프런트에게 고맙다. 내년에도 뛸 기회를 주면 좋은 성적을 내겠다'고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그야말로 외국인 선수들의 잔치가 되어버린 투수 부문 골든글러브다.


2018년부터 2년 연속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조시 린드블럼에 이어 지난해에는 두산의 라울 알칸타라, 그리고 올 시즌 미란다까지 4년 연속 외국인 선수들의 몫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범위를 10년으로 넓혀보면 외국인 선수들의 득세가 더욱 실감난다. 최근 10년간 토종 투수가 골든글러브를 거머쥔 횟수는 고작 3번(2012년 삼성 장원삼, 2013년 넥센 손승락, 2017년 KIA 양현종)에 불과하다.


횟수만 세 차례일 뿐 실질적 수상 횟수는 2017년 양현종이 유일하다는 평가다.


실제로 2012년 장원삼의 경우 역대 골든글러브 수상 논란에 있어 꼭대기에 있는 선수다. 당시 장원삼은 157이닝을 소화했고 17승 6패 평균자책점 3.55를 기록했다. 수상하는데 큰 무리 없는 성적이었으나 그보다 훨씬 뛰어난 이가 있었으니 바로 넥센 나이트였다.


나이트는 16승 4패 평균자책점 2.20의 걸출한 성적표를 받았고 무엇보다 208.2이닝을 소화하며 다승과 탈삼진을 제외한 모든 부분에서 장원삼을 압도했다. 하지만 수준 낮은 투표 인단은 토종 투수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장원삼에게 표를 던졌다.


최근 10년간 투수 골든글러브 수상자. ⓒ 데일리안 스포츠

이듬해에도 ‘토종 프리미엄’은 계속됐다. 그해 수상자였던 손승락은 3승 2패 46세이브 평균자책점 2.30을 기록했다. 하지만 투표율 3~4위에 오른 SK 세든(14승 6패 평균자책점 2.98)과 NC의 쉬렉(11승 7패 평균자책점 2.48)이 훨씬 뛰어난 투수였음을 대부분의 야구팬들이 공감한다. 심지어 그해 2위는 14승 4패 평균자책점 4.71에 그쳤던 삼성 배영수였다.


결국 최근 10년간 골든글러브 수상자에 적합했던 토종 투수는 양현종이 유일하다는 뜻이 된다.


물론 여기에는 사정이 있다. 투수 부문은 각 팀들이 외국인 선수를 2명씩 영입, 1~2선발을 채우는 실정이다. 리그 수준을 감안할 때 특급 선수들로 꾸려지다 보니 토종 투수들이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는 셈이다.


반대로 해석하면 특급 토종 투수들이 배출되지 않았다고도 볼 수 있다. 실제로 2000년대 중반 이후 2012년과 2013년을 제외하고 토종 투수들의 골든글러브 계보는 살펴보면 국가대표 에이스로 활약했던 류현진, 김광현, 윤석민, 양현종만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키움 최원태, NC 구창모, 삼성 원태인, KT 소형준 등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으나 골든글러브 수상까지는 조금 못 미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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