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보수 심장 찾은 이재명 "대구·경북, 대선 격전지 될 것"
입력 2021.12.11 00:40
수정 2021.12.10 23:27
10일부터 3박4일로 대구·경북 방문
표암재서 지역연고·민주주의 강조
尹 향해 "추경 통해 100조 지원 논의하자"
"민생에 진보·보수, 지역 따로 없다" 강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내년 대선에서 “대구·경북이 중요한 격전지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중요도가 높다는 판단에 따라 이 후보는 10일부터 진행되는 매타버스(매주 타는 버스) 대구·경북 일정을 예정 보다 하루 늘린 3박 4일로 진행한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호남 서진(西進)에 대한 맞대응 차원으로 풀이된다.
이날 오후 매타버스(매주 타는 버스) 대구·경북 일정 시작 전 인사에서 이 후보는 “보통은 2박 3일로 매타버스를 타는데 3박 4일로 한 곳이 (광주·전남에 이어) 두 번째”라며 “대구경북이 제 고향이기도 하고 중요한 격전지가 되지 않을까 싶다. 3박 4일 동안 모든 시군을 다 둘러볼 예정”이라고 밝혔다.
첫 일정은 경주 표암재로 잡았다. 표암재는 진한 6촌장들이 모여 신라건국을 논의한 알천언덕으로 화백제도의 발상지로 소개된다. 이 후보는 6촌장 중 한 명인 이알평의 76대 손이라고 한다. 알묘를 통해 지역적 근본이 대구경북임을 강조하는 한편, 화백이라는 ‘합의 민주주의’ 메시지를 던져 중도표심을 잡는데 주안점을 뒀다.
이 후보는 “편 가르지 말고 화백정신에 따라 우리 국민에게 필요한 일이라면, 경제와 민생을 살리는데 필요한 일이라면 과감하게 합의하고 뒤로 미룰 게 아니라 이 순간에 집행을 했으면 좋겠다”며 “경제와 민생에 여야가 어디 있고 진보와 보수가 어디 있고 지역이 어디에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100조원 지원 이야기가 야당에서 나왔으니 곧바로 여야 협상에 나서서 이번 임시회를 소집해 추경을 통해 할 수 있는 일을 했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100조 지원사업이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선대위의 진심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바로미터, 리트머스 시험지라고 생각한다”고도 말했다.
"이재명은 문재인이 아니다"
알묘를 마친 뒤에는 경주 황리단길로 자리를 옮겨 지역민 및 관광객들을 만났다. 김혜경 여사도 합류해 이 후보를 지원했다. 수벽여 명의 지지자들이 몰려 이 후보 부부와 인사를 나누고 함께 촬영하는 시간을 가졌다.
지역정서를 고려한 듯 이 후보 개인과 경제 발전에 초점을 맞춘 연설을 준비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이재명은 문재인도 아니고 윤석열도 아니다. 이재명은 이재명”이라며 “이재명이 만들 세상은 지금까지와는 다를 것이다. 이재명이 만들 새로운 세상은 우리가 가진 모든 역량들이 오로지 국민을 위해 쓰이고 과거가 아니라 내일을 위해 나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경제성장의 엔진은 기업이고 기업이 활동하도록 정부는 기본적 인프라를 구축하고 필요한 노동자를 고용할 수 있게 교육체계를 개편해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면서 “일자리는 기업이 만들지 정부가 만드는 게 아니다”며 문재인 정부의 기조와 일부 다른 입장을 취했다.
이 후보의 황리단길 방문에는 지지자와 시민 수백여 명이 몰렸다. 다만 코로나19가 최근 다시 급격하게 확산됨에 함성과 연호는 자제한 채 비교적 차분하게 진행됐다. 지지자들은 “검찰공화국을 막아 달라”, “이재명 파이팅” 등을 외쳤으며, 한켠에선 “특검을 먼저 받으시라” “국민의힘 파이팅” 등 이 후보를 비토하는 목소리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