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매타버스', PK서 '부르릉'…2030 표심 집중 공략
입력 2021.11.14 02:17
수정 2021.11.14 00:17
부산 스타트업·소셜벤처인 만나고
청년들과 '매타버스'서 '국민 반상회'
거제 캠핑장서 부인 '깜짝 전화' 통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전국 민심투어 이틀째인 13일 부산과 경남을 종횡무진 누비며 강행군을 펼쳤다. 이 후보는 2030세대 표심을 공략하는 동시에 '국가 균형 발전'을 강조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부산 영도구에 있는 카페 '무명일기'에서 열린 부산 지역 스타트업·소셜벤처인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이 지역 인재 유출 등에 따른 어려움을 토로하자 "국가 균형 발전이 근본적인 대책이고, 국가 균형 발전 정책의 가장 핵심은 국가 재정과 권력을 지방에 많이 쓰는 것"이라며 "똑같은 1조 원이라도 서울에서 1조 원하고, 부산에서 1조 원은 차원이 다르다"고 했다.
李 "부산 재미없다"고 했다가 "강남 같지는 않아" 급하게 수습하기도
그는 수도권과 지방의 양극화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부산은 솔직히 재미없다"라고 했다가 "재밌긴 한데, 강남 같지는 않은 측면이 있다"며 급하게 수습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과거 부산 고갯길은 고통이지만 지금은 매력"이라며 "잘 키워서 지금보다 나은 정주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이 후보는 민주당 부산시당위원장을 맡고 있는 박재호 의원과 선대위 비서실장 최인호 의원, 비서실 부실장 천준호 의원, 정무조정실장 강훈식 의원, 이 후보의 수행실장을 맡은 한준호 의원, 대변인 이소영 의원, 공동선대위원장·균형발전위원장인 김두관 의원, 부산 구청장군수협의회 회장인 김우룡 동래구청장 등과 함께 영도의 한 중국 음식점에서 오찬을 가졌다.
한 참석자는 이날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부산의 숙원사업인 가덕도 신공항의 조속한 건설과 부산항 북항 1·2 단계 항만재개발, 경부선 철도 지하화 등의 문제가 해결되어야 부산이 발전하고, 수도권에 PK(부산·울산·경남) 출신들이 많이 살고 있기 때문에 대선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는 등의 이야기를 주로 나눴다"며 "이에 이 후보도 크게 공감하며 '그렇게 되도록 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이 후보는 이날 오전 첫 일정으로 부산 남구 유엔(UN)기념공원을 찾아 기념비 앞에 헌화하고 6·25 유엔군 전몰장병을 추모했다. 그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공산주의 이념 실현이 대체 무슨 큰 의미가 있다고 동족에게 총부리를 들이대고 수백만이 생명을 잃고 전국이 초토화되는 그런 상황을 만들어 내는가"라며 "이념보다 중요한 건 생명이고, 더 중요한 건 우리 모두의 안전과 평화, 자유"라고 했다.
그는 이날 오후엔 스튜디오와 좌석이 마련된 '매타(매주 타는) 버스' 안에서 지역 청년 4명과 함께 '국민반상회'를 진행했다.
이 후보는 "아재 냄새가 나긴 하지만 그런 방식으로 의견을 들어보겠다"며 "오늘 얘기로 끝낼 게 아니라 가능하면 정책으로 만들면 좋겠다"고 했다.
그는 한 참석자가 이 후보 대표 공약인 기본소득에 대해 "조금 급진적"이라고 하자 "논쟁적이라고 시도를 안 하고 포기하면 영원히 불가능하다. 복지지출을 늘려야 경제 성장한다는 게 이미 십 수 년 전에 난 세계적인 결론"이라고 했다. 다만 "한꺼번에 하는 건 어려우니 조금씩 하는 것"이라며 "그러니 급진적이 아닌 것"이라고 했다.
이 후보는 여성할당제 논란에 대해선 "실제로 여성을 위한 할당제는 거의 없고 성 할당제"라며 "특정 성이 30% 이하로 내려가지 않게 했더니 실제로 누가 혜택을 보느냐, 공무원 시험에서 남성이 혜택을 본다"고 했다.
그는 한 참석자가 "남편이 지난달 주 100시간 씩 일했다"고 하자, 근로기준법 관련 과거 실언 논란이 불거졌던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를 겨냥한 듯 "누구는 (근로시간에 대해) 120시간을 이야기한다"며 웃었다.
이 후보는 부산 일정을 모두 마친 뒤 경남 창원으로 이동해 마산 3·15의거 발원지 기념관과 마산어시장을 방문했다.
李 "아내 폭행? 어처구니 없어"…김혜경 "기절했다가 눈 뜨니, 남편 울고 있어"
그는 이어 이날 마지막 일정으로 거제 옥계해수욕장 오토캠핑장에서 지역 예비부부와 함께 '명심캠프' 토크쇼를 가졌다.
이 후보는 이날 토크쇼 도중 아내 김혜경 씨와 깜짝 전화 통화를 했다. '명심캠프' 토크쇼는 유튜브 채널 '이재명TV'에서 생중계 됐다.
김 씨는 "어, 자기야"라며 수화음 두 번 만에 이 후보의 전화를 받았다. 김 씨는 '이쁜 마눌님'으로 이 후보의 휴대전화에 저장돼 있었다.
한 참석자가 "다친 데 괜찮냐"고 묻자, 김 씨는 "괜찮다. 여러분에게 심려를 끼쳐드려서 죄송하다"고 했다. 김 씨는 "이번에 다쳐보니까 정말 옆에서 이렇게 보살펴주는 남편이 있다는 게 너무 좋은 것 같다. 내가 잠시 기절을 했다가 눈을 떴는데, 우리 남편이 막 울고 있더라"며 당시 상황을 전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되게 뭉클했다"고 했다.
이에 이 후보는 "이 사람이 화장실에 갔는데 '쾅' 소리가 나더니 엎어져 정신을 잃었다. 살아온 인생이 떠오르더라. 너무 불쌍하고 고생만 하고"라며 "원래 여의도에서 자려다가 일부러 집에 갔는데, 내가 없었으면 심각할 뻔했다"고 했다. 또 그는 김 씨의 낙상사고 관련 '괴소문'에 대해 "내가 때려서 그렇다는 소문이 있다는데 어처구니가 없다"며 "그건 누가 (소문을) 일부러 한 것이다. 몇 시간 만에 전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뿌려지더라"고 했다.
한편 이 후보는 14일엔 경남 거제 대우조선소를 찾아가 노사와 각각 간담회를 하고, 사천에선 한국항공우주산업 연구원들을 만난 뒤 거창적십자병원 간담회를 끝으로 PK 민생투어 일정을 마무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