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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비 안 되는데..’ 두산에 재미난 외국인 타자가 있다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입력 2021.11.12 00:00 수정 2021.11.12 00:00

올해 포스트시즌 7경기에서 타율 0.469 맹활약

수비와 주력에서 약점, 방망이 실력으로 만회

페르난데스가 삼성 라이온즈와 플레이오프(PO·3전 2승제) 2차전서 적시타를 때린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 뉴시스

2명의 외국인 투수가 빠진 전력 열세를 딛고 두산 베어스가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에 성공한 데에는 포스트시즌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는 외국인 타자 호세 페르난데스의 활약이 결정적이었다.


페르난데스는 지난 1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플레이오프(PO·3전 2승제) 2차전서 5타수 4안타 3타점 1득점을 기록하며 팀의 11-3 대승을 이끌었다.


그의 활약에 힘입어 두산은 2연승으로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에 성공했다. 특히 두산은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시작해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KBO리그 최초의 팀이 됐다. 이번 포스트시즌에 2명의 외국인 투수 워커 로켓과 아리엘 미란다가 부상으로 나서지 못하고 있는 팀 상황을 고려하면 기적과도 같은 결과다.


두산은 투수력의 열세를 타선의 힘으로 만회했는데 그 중심에는 페르난데스가 있었다.


그는 와일드카드(WC)와 준플레이오프(준PO), PO까지 총 7경기에서 타율 0.469(32타수 15안타)의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키움 히어로즈와 WC에서 타율 0.400(10타수 4안타), LG 트윈스와 준PO에서 타율 0.462(13타수 6안타), 삼성과 PO에서는 타율 0.556(9타수 5안타)을 기록했다.


특히 시리즈 성패가 걸린 WC 2차전에서 3안타 5타점, 준PO 3차전서 3안타(1홈런) 4타점을 올려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플레이오프 MVP 수상한 페르난데스가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 뉴시스

올해 포스트시즌서 두산에 밀려 탈락의 아픔을 겪은 팀들 모두가 외국인 타자의 부진과 부재가 뼈아프게 작용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페르난데스의 가치는 더욱 상승한다.


실제 키움의 외국인 타자 윌 크레익은 WC 2경기서 타율 0.125(8타수 1안타)에 그쳤고, LG는 외국인 타자 저스틴 보어를 활용도 해보지 못하고 화력 싸움서 두산에 밀렸다.


삼성의 복덩이 외국인 타자 호세 피렐라도 PO 2경기서 타율 0.222(9타수 2안타)의 부진에 빠졌다. 피렐라는 PO 1차전서 멀티히트를 기록했지만 2차전에서는 5타수 무안타로 침묵하며 삼성의 가을야구 탈락을 막지 못했다.


반면 페르난데스는 포스트시즌 무대서 존재감을 발휘하며 ‘미라클 두산’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물론 페르난데스가 완벽한 선수는 아니다. 사실 그는 수비가 안 되는 반쪽자리 선수이기도 하다. 수비력이 약해 지명타자로만 활용할 수 있다. 주력도 느리기 때문에 주자로서는 상대에 큰 위협을 주지 못할뿐더러 타석에서는 병살에 대한 위험을 안고 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갖고 있는 약점을 오롯이 탁월한 방망이 실력으로 만회하고 있다. 수비가 안 되도 타석에서 어김없이 안타를 치고 나가 특유의 세리머니를 펼치는 두산의 재미있는 타자가 팬들에게 사랑 받는 이유다.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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