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 논평의 30%를 '윤석열 비난'에 할애한 집권여당
입력 2021.10.22 00:05
수정 2021.10.21 23:50
2주간 논평 97건 중 27건이 윤석열 비난
'곽상도 아들 퇴직금' 관련 5건으로 그다음
기·승·전·윤석열, 대장동 의혹까지 尹 탓
서울시장 재보선 오세훈 십자포화 판박이
더불어민주당이 당의 공식 논평을 통해 매일 평균 두 차례씩 윤석열 국민의힘 예비후보를 비난한 것으로 집계됐다. 최근에는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둘러싼 대장동 게이트까지 윤 후보 책임론을 주장하는 실정이다.
실제 국민의힘 4강 후보가 확정된 지난 8일부터 최근 2주간 민주당의 논평을 분석한 결과, 총 97건의 논평 중 27건이 윤 후보를 비판하는 내용으로 채워졌다. 수석 대변인뿐만 아니라 대변인, 원내대변인, 청년대변인, 부대변인 등 대변인단 전체가 윤 후보 공격에 가세했다.
내용도 다양했다. 이른바 ‘고발 사주’ 의혹부터 주술 논란, 배우자 표절 의혹, 장모 관련 의혹, 검언유착 수사 방해 의혹 등이 거론됐다. 윤 후보의 발언과 행보 등 일거수일투족을 살피며 공세의 포인트를 찾은 흔적도 엿보인다. 최근에는 전두환 옹호 논란과 해명을 비판하는데 집중하는 모양새다.
심지어 이재명 지사를 둘러싸고 있는 대장동 특혜 의혹의 책임까지 윤 후보에게 돌리고 있다. 이소영 대변인은 “남욱 변호사와 정영학 회계사가 2009년 부산 저축은행에서 대출받은 1,100억원이 대장동 개발 사업 추진비였다”며 “윤석열 당시 주임검사가 제대로 조사했다면, 화천대유 게이트도 없었을 것”이라고 주장했었다.
같은 기간 곽상도 의원의 아들 퇴직금 관련 논평이 5건이었으며, 이 지사의 조폭 연루설을 제기한 김용판 국민의힘 의원과 고발 사주 의혹의 중심에 있는 김웅 국민의힘 의원에 대한 비평이 각각 4건으로 그다음이었다. 이준석 국민의당 대표와 김기현 원내대표에 대한 비판은 각각 2건씩이었다.
이 밖에 국정감사를 통해 이 지사를 압박했던 심상정 정의당 의원과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을 향한 반박 입장이 각 1건이었고, 홍준표 국민의힘 후보의 발언을 비판한 논평도 1건이 있었다. 이례적으로 당내 인사인 설훈 의원의 ‘복귀’를 촉구하거나, 정치권 밖의 인물인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를 비토 하는 논평도 있었다.
일반적으로 당의 공식 논평 혹은 브리핑에는 주요 현안에 대한 당의 입장과 판단이 담긴다. 역설적으로 민주당이 윤 후보를 굉장히 중요하게 보고 있다는 반증으로도 해석된다.
일각에서는 지난 서울시장 선거 때와 비교하는 시각도 있다. 민주당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나경원 국민의힘 전 의원 등 경선 후보들을 제쳐 놓고 오세훈 예비후보를 향해 공세를 집중했었다. 특히 내곡동 투기 의혹을 불 지피며 LH 사태의 책임론을 전환하려 했는데, 대장동 게이트에 ‘윤석열 책임론’을 주장하는 것과 비슷한 흐름이다.
논평뿐만 아니라 민주당 주요 회의 석상에서도 윤 후보 비판은 단골 소재다. 최근에는 전두환 전 대통령 관련 윤 후보의 발언을 문제 삼고 있다. 이날 민주당 국정감사대책회의를 주재한 윤호중 원내대표는 “윤석열 후보는 인권은 흔적도 없고 국민을 잡아 가두는 게 일상이던 시절의 정치가 정녕 좋았다고 생각하는 것이냐”며 “민주주의를 압살했던 전두환의 대변인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