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원팀'의 조건 이낙연, 해단식 후 칩거 모드
입력 2021.10.21 14:38
수정 2021.10.21 14:38
지방 순회 일정 취소하고 가족과 휴식
대외활동과 메시지 발신 일절 중단
민주당, 빠른 회동 시점 기대하지만 미정
'반 이재명' 정서 강한 지지층 설득 관건

경기도 국정감사를 끝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사직 사퇴 시점을 검토하며 본격적인 대선 채비에 나설 예정이다. 경선 후유증 극복이 당면 과제로 떠오른 가운데, 이낙연 전 대표와의 회동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 전 대표의 선거대책위원회 합류가 ‘원팀’ 구성의 마지막 퍼즐이라는 점에서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이 후보와의 회동이 빨리 성사되길 기대하는 눈치다. 송영길 대표는 “국감이 끝나고 이 후보가 지사직에서 물러나면 바로 만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날 KBS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서도 “원팀 과정에서 여러 가지 부족한 점들을 보완해가면 (지지율이) 서서히 올라갈 것”이라며 “특히 호남 쪽에서 빠졌는데, 잘 모일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기대와 달리 현재까지 이 전 대표의 선대위 합류는 물론이고, 두 사람 간 회동도 미정이다. 지난 14일 캠프 해단식을 끝으로 이 전 대표는 가족과 함께 서울 자택과 모처를 오가며 사실상 칩거에 들어간 상태다. 핵심 측근 및 일부 지지자와 소통을 하고 있지만 대외활동은 전혀 하지 않고 있다.
해단식 후 전국을 순회하며 지지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으나 실제로 이뤄지진 않았다. 이 전 대표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지방 순회 일정은 취소됐다”며 “여러 억측이 나올 수 있으니 신중을 기하신 게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민주당 안팎에서는 이 전 대표가 ‘경선 결과 수용’을 선언한 만큼, 어느 시점에서는 이 후보와의 회동과 선대위 합류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이 전 대표 지지층의 ‘반이재명’ 정서가 아직도 상당해 감정을 추스르는데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다. 캠프 해단식 당시 선대위 합류 여부를 묻는 질문에 이 전 대표는 즉답을 하지 않았었다.
이 후보 측과 당 지도부의 회동을 압박하는 듯한 모습에 불편한 심기도 감지된다. 또 다른 이 전 대표 측 관계자는 “수 개월을 함께 해왔던 분들에게 캠프를 해단한지 일주일 만에 마음을 바꾸라고 한다고 바뀌겠느냐”며 “정리하기 위한 시간이 필요하기 마련인데, 자신들의 시간에만 맞추려고 하는 것은 도의가 아니다”고 했다.
실제 이 전 대표 측 지지층 일각에서는 대선 투표용지에 ‘이재명 대신 이낙연을 써넣고 투표하겠다’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후보나 국회의원들보다도 지지층 사이 감정의 골이 깊게 파였다”며 “승리한 이 후보 측에서 더 적극적으로 껴안기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 전 대표는 지난 15일 자신의 SNS를 통해 “국회의사당 앞에 ‘이낙연 사랑해’라는 현수막이 내걸렸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여러분의 뜻을 이루지 못한 것은 제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용서를 빈다”고 지지자들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해당 현수막을 커버 사진으로 등록한 것을 끝으로 이 전 대표는 SNS 활동을 중단하며 대외적인 메시지 발신도 하지 않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