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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비정규직 파업에 아이들은 밥굶고 돌봄 차질…"교섭하자 해도 교육청 외면"

김수민 기자 (sum@dailian.co.kr)
입력 2021.10.20 20:45 수정 2021.10.21 08:32

교육부 오전 10시 집계 2만5000명 파업 참여, 교육공무직원의 14.9%

2899개교, 전체 23.4% 대체 급식 또는 급식 미시행

돌봄교실 1696실 운영 중단…전체 13.7%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가 민주노총의 총파업에 참여해 학교 급식과 돌봄에 차질이 빚어진 20일 울산시 중구 울산제일중학교 급식실에 도시락을 싸 오지 못한 학생에게 나눠 주는 빵과 우유가 놓여 있다. ⓒ연합뉴스

교육공무직 노동자들이 총파업에 나서면서 상당수 학교에서 급식과 돌봄에 차질이 빚어진 가운데 학부모와 학생들이 불편을 겪었다.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와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 전국여성노조 등 3개 노조가 구성한 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학비연대)는 20일 전국 학교 곳곳에서 파업에 나섰다. 전국교육공무직본부는 연대회의 3개 노조 조합원 10만 명 가운데 약 4만여 명(40%)이 파업에 참여했다고 주장했다.


파업 참여 조합원이 있는 학교는 전국 1만400여 곳 중 6000여 곳이다. 교육공무직본부의 파업 참가 조합원은 약 4만명 중 1만5000명(37.5%)으로, 역대 최고 참여율을 보였다. 교육부가 파악한 파업 참가자 수는 이날 오전 10시 기준 2만5201명으로, 교육공무직원 16만8597명의 14.9%에 해당한다.


급식을 운영하는 1만2403개 학교 중 2899개교(23.4%)에서 이날 대체 식품이 제공되거나 학사일정 조정으로 급식이 시행되지 않았다. 또 6천52개 학교의 1만2402개 돌봄 교실 가운데 1696개 교실(13.7%)이 운영되지 못했다.


교육공무직본부는 이날 호소문을 내 "파업을 앞두고 서로 한발 물러서 교섭하자고 해도 시·도 교육청들은 단 한발도 다가오지 않았다"며 "교육청에 요구하는 것은 임금만이 아니라 교육의 공공성, 교육복지의 확대"라고 주장했다.


서울의 경우엔 1387개교에 있는 교육공무직 2만4065명 가운데 1740명(7.2%)이 파업에 참여했다고 서울시교육청은 밝혔다. 이에 따라 78개교에서 대체 급식이 이뤄졌고, 단축수업과 재량휴업 등으로 41개교에서는 급식이 없었다. 또한 554개 학교의 돌봄교실 1826개 중 132개 교실이 운영되지 못했다.


실제로 전국 여러 학교에서 급식과 돌봄에 차질이 빚어져 학부모와 학생들이 불편을 겪었다.


경기 김포시의 한 초등생 학부모 김모(38) 씨는 "오늘 돌봄 교실이 없어서 아이를 돌보기 위해 회사에서 오전 근무만 하고 조퇴했다"며 "직장인이 아이 때문에 휴가를 내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라고 토로했다.


점심시간을 아예 두지 않고 수업을 연속으로 한 다음 학생들을 평소보다 일찍 하교시킨 학교들도 있었다. 인천에서 중학생들을 가르치는 한 학원 원장은 "학교를 일찍 마친 학생들이 갈 곳이 마땅치 않아 하교하자마자 학원에 오도록 하고 점심을 먹지 못한 아이에게는 샌드위치를 제공했다"고 전했다.

김수민 기자 (su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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