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찍고 PK로…대선유세 같았던 김부겸 '지역 행보'
입력 2021.10.17 04:00
수정 2021.10.16 20:49
광주 현장 일정만 3개 소화하며 '광폭행보'
'군공항 이전-달빛내륙철도' 지역현안 정비
정치권 "대선주자급 행보로 與지원사격"
"국무총리가 대선 러닝메이트로 뛰는 것 같다."(국민의힘 고위관계자)
최근 김부겸 국무총리 일정을 보면 '대선주자급'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본부장으로서 방역 최전선을 지키던 김 총리는 대선을 5개월 앞두고 노란색 민방위복을 벗고 지역을 누비고 있다.
특히 김 총리는 15일 차기 대선의 전략적 교두보인 경남을 찾았다. 그는 이날 오후 경남 창원시 현대정밀 스마트공장 방문해 현장을 시찰하고, 중소기업의 ESG 경영을 격려했다.
중소기업 제조혁신과 ESG경영은 문재인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 가운데 하나다. 총리실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정부는 2022년까지 스마트공장 3만개 보급을 추진하고 있으며, 현재 2만 4천여개를 보급해 올해 목표를 초과 달성했다"고 '깨알자랑'을 덧붙였다.
김 총리는 이어 같은 지역 반도체 부품 제조업체인 해성디에스 창원사업장을 찾았다. 그는 직접 방진복을 입고 현장을 둘러보는 장면도 연출했다.
이번 방문 역시 정부가 추진 중인 'K-반도체 전략'을 알리기 위한 차원에서 이뤄졌다. 그는 "세계적인 기술패권 경쟁에 대응해 앞으로 반도체 산업에 대한 경쟁력을 향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총리는 창원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16일 마산 3.15아트센터에서 열린 '제42주년 부마민주항쟁 기념식'에 참석했다. 현직 국무총리가 1박2일 일정으로 지역을 방문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김 총리는 지난달 10일에도 '함양산삼항노화엑스포 개막식' 참석을 위해 경남을 찾은 바 있다.
앞서 김 총리는 지난 13일에는 광주를 찾아 현장일정만 3개를 소화하는 대선주자급 행보를 이어갔다. 지역 현안과 관련한 정부 차원의 전폭적 지원을 약속하는 등 선심성 발언도 쏟아냈다.
김 총리는 광주 호남대 미래자동차 상상공작소에서 '달빛내륙철도'와 관련해 "단순히 경제성 문제를 따질 게 아니다"면서 적극적인 지원 의사를 밝혔다. 내년 대선을 의식해 사업성 여부와 관계없이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달빛내륙철도'는 문 대통령의 대표적인 지역 공약으로 광주와 대구를 1시간대로 연결하는 철도 사업이다. 추산 사업비가 총 4조5000억원에 달하지만, 비용 대비 편익(BC)이 기준선(1.0)을 크게 밑도는 0.483에 불과해 추진되지 못하고 있다.
김 총리는 정부의 인공지능 거점 확산 계획에 대해서도 "지역마다 특색에 맞고 집적 효과와 경쟁 효과가 있는 부분은 정부가 투자해줘야 한다"며 광주를 인공지능 중심도시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정치권에서는 최근 김 총리의 행보를 두고 내년 대선을 앞둔 여당 지원사격 성격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여당 관계자는 "대선정국에 총리가 이정도로 바쁘신 것도 드물다"고 했고, 야권 한 인사는 "정치인 출신 총리를 내세워 지역유세를 하듯 정책 홍보를 하고 공약을 미는 건 반칙"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