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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는 죽고 싶다" 자살 증가…코로나가 만든 '청년 우울증' 극심

정채영 기자 (chaezero@dailian.co.kr)
입력 2021.10.15 06:02
수정 2021.10.14 21:03

지난해 자살률 유일하게 20대만 전해에 비해 14.6% 증가…코로나로 사회적 취약계층 몰락

심리적 불안·우울 급증, 사회·경제적 피해 누적…"노인·아동 복지정책 많지만 청년정책 없어"

전문가 "청년들을 위한 기관은 없다…우선 심리방역 절실, 정신건강 서비스 거부감도 없애야"

고립 ⓒ게티이미지뱅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 속에 20대의 자살률이 증가하고 있다. 실제 20대 청년 대부분은 취업난과 경제난으로 우울감을 호소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사회 활동이 왕성해야 할 20대가 코로나19로 인해 제한된 생활을 하다 보니 사회적 취약계층이 된 것이라며 청년들을 위한 경제적·정신적 정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이 국립중앙의료원에게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자해·자살로 응급실에 내원한 환자는 3.9%로 대부분의 연령층이 전해에 비해 감소했지만, 유일하게 20대만 14.6% 증가했다. 신 의원은 "코로나 장기화로 인한 심리적 불안과 우울, 사회·경제적 피해가 누적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20대 직장인 A씨는 "기사에서 20대 자살률 통계를 접하고 남의 일 같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변에도 우울감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다"며 "코로나19 없이도 시간적·경제적으로 여유가 없는 나이인데 코로나 때문에 사람을 만나는 일마저 줄어들어 외롭다"고 토로했다. 그는 "왜 살아가는지 의문이 든다"며 "죽고 싶다는 말을 아무렇지 않게 하는 나에게 놀랄 때가 있다"고 말했다.


대학에 재학 중인 B씨는 "대외활동이나 동아리 활동을 할 수가 없고 학교마저 비대면 수업을 하게 돼 방에 있는 시간이 늘었다"며 "혼자 있는 시간이 늘어 생각이 많아지고 불안할 때가 많다"고 밝혔다.


자취방을 알아보고 있는 취준생 C씨는 "지방에서 올라온 경우에는 주거 비용도 만만치 않다 보니 하루하루 취업에 더 조급해지지만 공채는 더 줄어들고 있다"며 "미래가 불안하고 부정적인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C씨는 특히 "고령화 사회라 노인복지 정책도 많고 아동학대가 문제가 돼 아동에 대한 복지 정책도 늘고 있지만 청년들의 문제에는 정부가 정말 무심한 것 같다"며 "실질적인 문제들은 해결될 기미조차 안 보인다"고 분노했다.


청년 우울 ⓒ게티이미지뱅크

전문가들은 최근 우울감 등으로 상담을 하는 청년들이 급증하고 있다며 심리 상담 프로그램 등을 통해 청년들이 자신을 돌볼 기회를 만들어 줄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또한 실질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각종 제도적 뒷받침이 지원돼야한다고 강조했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실제로 코로나19 상황을 맞은 이후 우울감 등으로 상담을 요청하는 학생이 크게 증가했다"며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발생했을 때 취약층이 더 큰 영향을 받게 되는데, 자살률 추이를 보면 20대가 코로나19로 인해 취약계층이 된 것으로 확인된다"고 설명했다.


임 교수는 "20대는 신체적으로나 심리적으로 안정되지 못한 시기이다. 학생들은 교육부가, 노인은 노인복지 시스템이 구축돼 있는데 청년들을 위한 기관은 없다"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소통이 활발한 20대에 맞는 SNS 심리상담 지원이나 또래 친구를 사귈 수 있는 또래 지원 서비스, 실질적인 생활을 이어나갈 수 있게 청년 아르바이트 사업 등 청년들을 위한 제도들을 적극적으로 만들어 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광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20대의 경우 사회활동이나 대인관계가 왕성한 나이지만 코로나19로 인해 대인관계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며 "밖에서 친구를 만나도 시간과 공간이 제한적이다 보니 정서적으로 위축돼있고 스트레스를 해소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의 타개가 청년들의 우울감을 해소할 가장 명확한 방법이겠지만 현재 상황에서는 심리건강 서비스 등을 지원하거나 심리 방역이 필요하다"며 "또한 청년들도 정신건강 서비스 등에 거부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은데 치료라기 보다는 하나의 문화운동이나 콘서트처럼 생각하고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으로 간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정채영 기자 (chaezer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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