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만 버티면 내년부터는…” 안간힘 속 기대감 부푸는 항공업계
입력 2021.10.08 06:00
수정 2021.10.07 22:22
백신 접종률 향상과 위드 코로나 전환으로 해외 여행 수요 회복 '기대'
여객 수요 선제적 대응 위해 잇따르는 국제선 노선 재허가 신청 '봇물'
4Q 잘 버텨 내년 본격 반등 시나리오...여객 수요 경쟁도 치열해질 듯
지난해부터 지속되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으로 항공업계가 고난의 행군을 하고 있지만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반등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이 나오고 있다.
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백신 접종률 향상과 ‘위드 코로나’(With Corona)로의 정부 방역 정책 전환으로 해외 여행 수요가 본격적으로 회복되는 계기가 마련되면서 국제선 여객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타나고 있다.
아직 코로나19 하루 신규확진자 수가 2000명대로 만만치 않은 확산세를 보이고 있지만 이달 말 백신 접종 완료율 70%를 돌파하고 내달부터 위드코로나로의 전환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이에 4분기 중반 이후부터는 해외 여행 수요가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분석으로 지난 2년간 사실상 금지돼 오다시피한 만큼 억눌려온 심리가 폭발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인 ‘펜트업 효과(Pent-up Effect)’로 수요 증가세가 예상을 뛰어넘을 수 있다는 기대섞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국제선 여객 수요는 여전히 미미한 상황이긴 하다. 당초 기대를 모았던 추석 연휴라는 절호의 기회가 코로나19 4차 대유행으로 날아가면서 3분기에도 항공사들의 여객 실적은 부진했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의 올 3분기 여객 매출은 코로나19 이전이었던 지난 2019년 3분기의 약 20%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다만 최근 조금씩 회복 조짐을 보이면서 서광이 비치고 있다. 시행 이후 그동안 기대에 못 미쳤던 트래블버블(Travel Bubble·여행안전권역) 효과가 미약하나마 조금씩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트래블버블은 코로나19 방역신뢰가 확보된 국가간 자가격리를 면제하는 제도로 국토교통부는 지난 6월30일 사이판 정부와 트래블 버블를 체결하고 7월24일부터 트래블버블 시행에 들어간 바 있다. 현재 아시아나항공·제주항공·티웨이항공 등이 각각 주 1회로 인천~사이판 노선을 운항하고 있다.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7일까지 인천공항을 통해 사이판으로 출국한 인원이 총 442명(실시간 통계 기준·3편 운항)이었다. 추석 연휴 기간이었던 지난달 16일부터 22일까지 인천~사이판 노선 탑승객 수가 총 311명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늘어난 것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올 연말까지 인천-사이판 노선 예약 고객 수만 1000명이 넘은 것으로 알려지는 등 향후 수요 증가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코로나19가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고 트래블버블 시행 확대도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어 당장 4분기에 큰 폭의 여객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하지만 연말까지 여객 수요 회복의 발판이 마련되고 내년부터 본격적인 회복에 따른 여객 실적 개선으로 이어가겠다는 게 항공업계가 꿈꾸는 시나리오다.
이러한 수요 회복에 대비해 항공사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이르면 내달, 늦어도 12월부터 주 2회 일정으로 인천~괌 노선을 운항할 계획이다.
국토교통부로부터 운항 허가를 받은 상태로 방역당국의 최종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종 승인이 이뤄져 노선 운항이 결정되면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2003년 3월 이후 18여년만에 괌 노선 운항을 재개하게 된다.
지난 8월부터 인천~괌 노선을 부정기편으로 운항중인 대한항공도 내달부터 인천~하와이와 인천~하노이 노선의 정기편 운항을 재개할 계획이다.
제주항공·티웨이항공·진에어 등 저비용항공사(LCC)들도 국토부에 중국과 동남아 등 국제선 노선 재허가를 신청하며 발빠르게 대응에 나서고 있다.
LCC는 화물 사업 비중이 미미해 여객 실적에 절대적으로 의존할 수 밖에 없는 구조여서 더욱 절박함이 크다. 최근 화물 사업 비중을 늘리는데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단기간 내 의미있는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은 쉽지 않아 여객 수요 잡기에 매달릴 수 밖에 없다.
여객 수요 공백을 화물 실적으로 메우고 있는 대형항공사들도 여객이 살아나면 화물과의 투트랙 전략이 가능해져 실적 개선과 리스크 분산을 동시에 할 수 있게 된다.
이에 항공업계에서는 올 연말까지 남은 3개월만 잘 버텨내면 내년부터 본격적인 반등을 꾀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제선 여객 수요가 살아나지 않으면 항공사들의 실적 개선은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며 "해외 여행 수요 회복과 함께 반등의 키를 잡으려는 항공사들간 여객 유치 경쟁도 힌층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