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영화 뷰] 칸→유러피언→아시아콘텐츠, 코로나19 타고 다양성 취한 온라인 필름마켓
입력 2021.10.06 13:31
수정 2021.10.06 11:46
아시아필름마켓→아시아콘텐츠&필름마켓
칸 국제영화제 필름마켓, 지난해 온라인 도입
부산국제영화제 기간에 진행되는 아시아필름마켓이 지난해 아시아콘텐츠&필름마켓으로 이름을 변경하고, 필름마켓을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코로나19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인 것이다. 영화 산업의 위기를 인식하고 TV에서 유통되는 모든 시청각 콘텐츠로 범주를 넓혔으며 온라인 소통을 택했다.
아시아콘텐츠&필름마켓 측은 온라인을 통해 전 세계 산업관계자들간의 비즈니스를 활성화시키고, 보다 효율적인 네트워킹 구축의 기회를 제공하고자 하는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올해는 코로나19 이후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대처하는 전략 및 한국 콘텐츠 산업 비전 등을 다루는 컨퍼런스도 온라인으로 진행된다. 원저작물 콘텐츠를 다루는 E-IP 마켓과 관련 부대행사는 온·오프라인이 결합된 형태로 열린다.
코로나19가 발생한 이후 2020년 2월부터 현재까지 각국의 영화제들은 개최를 포기하거나 규모를 축소시켜 위축됐지만 필름마켓은 온라인이란 창구를 타고 영화인들에게 더 많은 기회와 다양성을 제공했다.
온라인을 가장 먼저 활용한 건 칸 국제영화제 필름마켓이었다. 지난해 제73회 칸 국제영화제는 날짜를 미루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코로나19가 확산되자 행사를 취소하고 초청작만 발표했다. 다만 필름마켓은 온라인으로 전환해 진행했다. 당시 칸 필름마켓은 3500편에 달하는 영화와 프로젝트가 시장에서 소개, 발표됐으며 1235회의 상영이 이뤄졌다. 코로나19 이전에는 보통 4000편의 소개됐었다.
올해 6월 칸 국제영화제 필름마켓 온라인 개최를 앞두고 제롬 파이야르 위원장은 "우리는 약 1000개의 상영회를 진행했으며 150개의 전시업체 또는 판매 회사가 참여했다. 이 중 61%는 시장에 처음 참가했다"라며 성과를 밝혔다.
영화제 필름 마켓은 각국 영화 배급사 또는 영화 관계자들이 모여 개봉작 또는 상영작을 판매하고 소개하는 자리다. 그중 칸영화제 필름 마켓은 세계 최대 필름 마켓으로 꼽히며 최초로 온라인으로 전환해 상징성을 내포했다. 올해는 필름 마켓을 온라인으로 교류하는 것뿐만 아니라 각국에서 영화를 큰 스크린으로 볼 수 있도록 '칸 인 더 시티'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프랑스의 칸 방문이 상대적으로 용이한 유럽을 제외한 아시아, 중앙아메리카 등의 세계 5대 도시에서 진행됐다.
칸 필름마켓뿐 아니다. 베를린 영화제 기간에 열리는 유러피언 필름마켓은 올해 온라인을 첫 시도해 131개국에서 총 504개(2020년 564개)의 업체가 참여했다. 그중 215개의 기업이 처음으로 출품됐으며 영화 821편(2020년 732편)이 소개됐다. 베를린 영화제는 코로나가 막 고개를 들기 시작한 지난해 3월 오프라인으로 개최됐는데, 당시와 비교해 크게 차이 나지 않는 수치다.
영화 산업은 코로나19를 온몸으로 겪어내며 면역력을 기르고 있는 가운데 오프라인 필름마켓의 역할에 대해 생각해 보게 만든다. 물론 직접 얼굴을 보고 교류하는 것이 '최고의 선택'일 수 있다. 하지만 전 세계 온라인 네트워킹이 구축돼 있고 오프라인과 비교해 크게 수치가 떨어지지 않는 상황에서 시간과 비용을 투자하는 오프라인만을 고집하는 일은 합리적이지 않다. 코로나19가 지나간 뒤에도 온라인 필름마켓을 '최선의 선택'으로 안고 갈 수 있는 이들에게 기회가 유지되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