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엄중 항의, 존중해달라"…발언기회 패싱에 시의회 퇴장했다 복귀
입력 2021.09.03 18:43
수정 2021.09.03 18:45
이경선 "오세훈TV, 사회주택 사업 악의적 편집…오순실 시정농단"
오세훈 "저 역시 천만시민 지지 받은 시장…인신공격성 발언 사과하라"
오세훈 서울시장이 3일 시의회 시정질문에서 유튜브 채널 '오세훈TV'의 제작 경위를 따져물은 이경선 더불어민주당 시의원이 자신에게 발언 기회를 주지 않자 퇴장해 한때 회의가 정회됐다가 속개하는 일이 벌어졌다.
오 시장은 이날 이 의원이 최근 오세훈TV에서 박원순 전 시장 시절 추진된 사회주택 사업을 비판한 것을 문제 삼으면서 시 간부들에게만 질의한 뒤 본인에겐 답변 기회를 주지 않자 "그렇게 하시면 안 된다. 무엇이 두려워서 저한테 묻지 못하시나"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이 자리에서 기회를 주셔야 오해가 풀린다"며 "이건 반칙이다. 이렇게 하면 이후 시정 질문에 응하지 않겠다"고 말하고 오후 3시 5분께 시의회 본회의장에서 걸어나갔다.
이후 오 시장은 시 브리핑실에서 직접 해명 발언을 내놓을 계획이었다. 하지만 시의회 지도부와 조율을 거쳐 시정질문에 계속 참여하기로 했고 회의는 오후 4시 49분께 속개됐다. 김인호 의장은 "본회의 중 퇴정한 것은 천만 시민의 대리인인 의회 존중 태도가 아니다"라고 오 시장을 비판하면서도 그에게 발언 기회를 줬다.
오 시장은 "경위야 어찌 됐든 시민께 송구스럽다"면서 "의원님들만 천만 시민을 대표하는 게 아니라 저 역시 천만 시민 여러분의 지지를 받아 선택된 민선 시장임을 존중해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경선 의원님은 제게 고의로 답변 시간을 주지 않으셨고, 본질적 부분은 묻지 않고 일방적으로 인신공격성 발언을 하신 것은 사과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사과를 요구했다.
그러면서 "16개 광역지자체장 중 9명이 저 같은 형태로 지자체장 이름을 걸고 유튜브 동영상을 게시하고 있고, 이재명 경기지사 유튜브가 제 유튜브와 거의 유사하다"며 "의원님이 문제 제기한 제작 방법에는 조금도 문제될 것이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 의원은 이날 시정질문에서 오세훈TV와 관련해 행정1부시장·행정2부시장·기획조정실장을 답변대에 세우면서 오세훈TV가 제작되는 경위와 포함된 내용의 정당성 등을 따졌다.
이 의원은 간부들에게 질문한 뒤 오 시장을 답변대로 부르지 않은 채 "오세훈TV에 비공개 문서 내용이 악의적으로 편집돼 서울시 정책이 폄훼되는 현실을 서울시가 엄중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오 시장은 오세훈TV 제작진, 제작 과정, 비용을 투명하게 밝힐 것을 요구한다"며 "이것이 오순실의 시정농단으로 나아가지 않도록 시민의 눈으로 마지막까지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오세훈TV는 '나랏돈으로 분탕질 쳐놓고 슬쩍 넘어가시려고? 사회주택의 민낯'이라는 영상을 통해 "사회주택이라는 이름으로 서울시민의 피 같은 세금 2014억원이 낭비됐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