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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증권사 ‘빚투’ 이자수익 8500억…작년 2.3배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입력 2021.08.29 09:22
수정 2021.08.29 09:22

여의도 증권사 전경. ⓒ데일리안DB

국내 증권사들이 올해 상반기 지난해보다 두 배가 넘는 ‘빚투(빚내사 투자) 이자’를 벌어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개인투자자의 빚투 이자 부담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2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8개 국내 증권사가 올해 상반기 개인의 신용거래융자를 통해 얻은 이자수익은 852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인 3640억원의 2.34배 수준이다. 신용융자거래는 개인들이 증권사로부터 주식매수 자금을 빌려 거래하는 것으로 증권사들은 빌려준 대금에 대한 이자를 받는다.


올해 상반기 이자수익은 이미 지난해 연간 이자수익(9970억원)의 85.5% 규모다. 반기 기준으로 역대 가장 많았다. 기존 최대 기록이었던 지난해 하반기(6330억)의 1.5배다.


증권사 이자수익 증가는 개인투자자의 ‘빚투’가 크게 늘어난 영향이다. 지난 1월 초 19조3522억원이었던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지난 6월 말에는 23조8494억원을 기록했다. 4조5000억원가량 증가한 것이다. 상반기 신용거래융자 1일 평균 잔고도 22조2367억원으로 지난해 1∼6월 평균인 9조7204억원의 두 배를 넘어섰다.


작년 상반기에는 코스닥시장(하루 평균 5조292억원)이 유가증권시장(4조5111억원)보다 신용거래가 많았지만 올해에는 유가증권시장(12조169억원)이 코스닥시장(10조1297억원)을 앞질렀다. 코스피지수가 사상 처음 3300대까지 치솟는 등 코스닥지수보다 큰 폭으로 상승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고금리도 증권사의 이자수익 증가를 이끌었다. 신용거래에 따른 금리는 증권사마다, 기간마다 다르다. 융자 기간이 7일 이내라면 증권사별로 가장 낮은 3.9%∼7.5%가 적용된다. 융자 기간이 길어질수록 금리는 높아지고 180일을 초과하면 가장 높은 5.8%∼9.9%가 된다. 이와 관련해 증권업계에서는 융자 기간이 7일 이내가 대부분으로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3.9%∼7.5%)가 적용되며 10% 가까이 이자율을 적용받는 개인은 극소수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년간 개인투자자의 평균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13조1464억원으로 증권사가 벌어들인 이자수익은 9970억원이었다. 이에 따른 평균 이자율은 7.58%다. 올해 상반기에는 평균 잔고(22조2367억원) 대비 이자수익(8524억원) 비율은 3.83%로, 1년 단위로 환산하면 7.66%였다.


여기에는 연체에 따른 높은 비용도 포함되지만 평균 7% 중후반대 금리가 적용되는 셈이다. 7일 이내의 초단기 금리보다 높다. 2% 후반에서 3% 중반(신용 1∼2등급)에 이르는 은행권의 마이너스통장 대출 금리의 최대 3배에 달하고 고신용자에게 최저 4%대를 적용하는 카드사의 카드론 금리도 크게 웃돈다. 다만 증권사들은 신용거래를 위해 일정한 금리를 내고 자금을 조달하고 있어 수신 기능이 있는 은행 대출과의 비교가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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