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방송 뷰] 육아부터 연애·결혼까지…식지 않는 ‘상담 콘텐츠’ 열기
입력 2021.08.19 15:24
수정 2021.08.19 20:01
‘금쪽같은 내 새끼’ 젊은 층 후기 늘어나
‘애로부부’→‘무엇이든 물어보살’ 꾸준한 관심
육아 고민부터 연애, 결혼에 대한 상담까지. 이야기를 털어놓고, 해결방안을 모색해주는 상담 프로그램이 시청자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진짜 이야기의 힘과 타인의 이야기를 통해 나를 들여다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인기 요인으로 작용 중이다.
최근 채널A 예능프로그램 ‘요즘 육아 금쪽같은 내 새끼’(이하 ‘금쪽같은 내 새끼’)가 1020 시청자들까지 아우르며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전문가인 오은영 박사를 비롯해 신애라, 정형돈, 장영란 등 육아 베테랑들이 모여 출연진의 고민을 함께 나누고 해결하는 프로그램으로, 그동안 불안장애를 겪는 아이, 외상 후 스트레스(PTSD)로 고통받는 아이 등 다양한 사연들을 함께했다.
부모들이 이 프로그램을 통해 육아법을 배우는 것은 물론, 육아와는 거리가 먼 10대와 2, 30대 시청자들도 ‘금쪽같은 내 새끼’를 보며 위로를 받고 있다.
‘금쪽같은 내 새끼’의 김승훈 PD는 “최근 젊은 층들의 반응을 느끼고 있다. 관련 글이 많이 올라온다. 젊은 시청자들이 늘어난 이유를 분석해보니 과거 부모와의 관계에서 부족했던 것을 이해하고 있더라. 나의 아픈 구석을 발견하고, 상담을 지켜보며 해소를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육아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연예인과 전문가들이 고민을 듣고, 해결책을 함께 이야기하는 상담 예능에 대한 관심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채널A에서는 부부간의 갈등을 다룬 ‘애로부부’가 1년 넘게 방송 중이며 KBS JOY에서는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 같은 지긋지긋한 연애 이야기를 담은 ‘연애의 참견’이 현재 세 번째 시즌을 선보이고 있다. 사연자들의 사연을 듣고, 신통방통 해결책을 주는 ‘무엇이든 물어보살’도 지난 2019년부터 관심을 받고 있다. 채널A에서도 ‘금쪽같은 내 새끼’의 확장판인 ‘오은영의 금쪽상담소’를 론칭한다.
상담 예능의 핵심은 ‘사연의 힘’이라는 분석이다. 가공된 이야기가 아닌, 누군가의 실제 경험담이 담기는 만큼 공감의 깊이는 더욱 깊어진다. 또 출연자들이 털어놓는 다양한 고민들 안에서 ‘나의 이야기’를 찾으며 대리만족을 느끼기도 한다.
김 PD는 “상담 내용을 대본으로 만들 수는 없다. 작가나 제작진이 만들 수 없는 진짜 이야기가 있다. 리얼리티의 끝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공감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이야기는 사연자들의 사연 안에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무엇이든 물어보살’의 장경은 PD도 “대본이 있는 프로그램과 달리 우리 주변의 진솔하고 다양한 이야기를 생생하게 들을 수 있다는 점이 상담 프로그램의 묘미인 것 같다”며 “다양한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의 여러 고민을 다루는 만큼 시청자 역시 내 이야기처럼 빠져들어 함께 고민하고 서로의 생각을 토론해볼 수 있는 것이 인기 비결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프로그램이 제시하는 해결책을 통해 배움을 얻기도 한다. ‘애로부부’에서는 불륜 이야기나 고부 갈등 등의 사연으로 시청자들의 분노를 유발하기도 하지만 정신과 의사 양재진과 법률 자문 담당 남성태 변호사의 현실적인 조언들이 프로그램의 깊이를 더한다. ‘연애의 참견’과 ‘무엇이든 물어보살’ 또한 한혜진과 주우재, 곽정은의 연애 조언이 공감과 위로를, 서장훈과 이수근의 속 시원한 해결책이 쾌감을 전한다.
장 PD는 “‘무엇이든 물어보살’ MC들은 출연자 한 사람당 예정된 상담 시간을 훌쩍 넘기는 일도 부지기수일 정도로 모두 진지하게 상담에 임해주고 계신다. 이수근 씨의 뛰어난 재치와 따뜻한 마음, 서장훈 씨의 솔직하고 진심 어린 조언이 조화를 이룬 덕분에 출연자분들도 자연스럽게 진솔한 이야기를 꺼낼 수 있고 이 점이 프로그램이 사랑받는 이유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결혼과 연애 이야기는 물론, 직장 생활과 친구 관계에 대한 걱정 등 고민의 범위는 각 프로그램마다 다르다. ㄱ럼에도 육아 프로그램에서 나와 부모의 관계를 떠올리듯, 공감을 바탕으로 한 상담 예능의 인기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 PD는 “관계에 대한 이야기는 어디서나 통한다. 결국에는 똑같은 사람이다 보니, 나를 대입할 수 있다. 인간관계에 대한 화두는 언제나 공감을 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