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에 갇혔던 대학생, 탈출 비행기서 셀카 '찰칵'…"개념상실"
입력 2021.08.19 12:01
수정 2021.08.19 11:30
영국의 한 대학생이 아프가니스탄 카불로 여행 갔다가 탈출하는 과정에서 철없는 행동을 해 비난을 받고 있다.
18일(현지 시간) BBC 등 외신에 따르면 영국 대학생 마일스 로틀리지(21)는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 카불 점령을 코앞에 두고 있는 상황에서 여행을 떠났고, 극적으로 탈출했다. 그러나 이 과정 중 기내에서 ‘셀카’를 찍어 올리는 등 철없는 행동을 해 비판받고 있다.
영국 러프버러 대학에 재학 중인 마일스는 졸업 전 ‘가장 위험한 도시’를 검색해 카불을 여행지로 정했고, 지난 13일 카불로 여행을 떠났다. 이 시기엔 벌써 탈레반의 점령이 시작됐다.
그는 자신의 소셜 미디어에 “미군이 아직 아프간에 있으니 걱정 없었다”며 “최소 한 달은 아프간 정권이 무너지지 않으리라 생각했다”고 여행을 떠난 배경을 전했다.
카불 함락 초반에도 마일스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근황을 전하고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라이브 스트리밍을 하면서 “여행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하지만 현지 상황이 심각해지자 “죽음을 각오했다”며 “물을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지만 정신적으로 무너졌다. 20분마다 기도를 한다”며 달라진 심경을 밝히기도 했다.
이후 마일스는 여러 차례 출국을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그는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주아프간 영국 대사관으로부터 버림을 받았다”며 “여러 차례 탈출을 시도한 끝에 카불에 있는 유엔 안전가옥에 피신해 있다”고 전했다.
영국 내에서도 마일스의 생사에 대해 걱정하던 와중 마일스는 18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나는 두바이에 안전하게 도착했다”며 “영국군에 감사하다”는 글을 게시했다. 그러나 이 게시물에 탈출 중인 상황의 ‘셀카’와 동영상이 포함되면서 누리꾼들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영국군이 급파한 군용 수송기에 탑승해 무사히 카불을 탈출한 마일스는 급박한 상황 속에서도 셀카를 찍었고, 영상 속에서는 수십 명의 아프간 시민들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
이 영상을 접한 누리꾼들은 “이 상황에서 셀카를 찍어 올리다니 개념이 없다”, “당신이 탄 그 자리는 다른 여성이나 아이가 탈 수 있는 난민의 자리였다”, “그 자리는 죽음을 직면한 난민들에게 주어져야 했던 자리” 등의 날 선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한편 영국은 필수 목적을 제외한 아프간 여행은 20년 넘게 자제를 권고하고 있다. 지난 6일에는 아프간에 체류 중인 자국민들에게 즉시 대피할 것을 촉구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