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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고 더블로”...게임업계, 개발사·비게임 M&A에 사활

최은수 기자 (sinpausa@dailian.co.kr)
입력 2021.08.19 06:00
수정 2021.08.18 17:40

넥슨, 스웨덴 개발사 '엠바크 스튜디오' 지분 전량 인수 앞당겨…AAA급 게임 개발 박차

국내외 유망 개발사 인수해 콘솔 등 개발력 확보 꾀해…국내 게임 시장 한계 극복

블록체인, 엔터테인먼트, 스포츠 등 비게임 분야 투자도 활발

엠바크스튜디오 로고와 이미지.ⓒ엠바크스튜디오 홈페이지 갈무리

게임업계가 인수합병(M&A)과 전략적 투자를 통해 공격적으로 몸집 불리기에 나서고 있다. 콘솔 게임 및 해외 시장 개척을 위해 유망 개발사에 투자하는 동시에 게임 외 신사업 분야 투자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19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넥슨 일본법인은 지난 6일 이사회를 열고 스웨덴 개발 자회사 ‘엠바크스튜디오’ 보통주 1억7646만9789주를 현물출자하고 넥슨은 738만8903주(약 1670억원)를 발행해 엠바크스튜디오에 배정하는 방식으로 잔여 지분을 약 27%를 확보하기로 결의했다.


스웨덴 소재 개발사인 엠바크스튜디오는 EA를 포함한 게임업계에서 20년 이상 다양한 글로벌 흥행작들의 개발에 참여한 베테랑 개발자인 '패트릭 쇠더룬드'가 창업했다. 현재 AAA급 멀티플레이 협동 액션 게임을 개발하고 있다.패트릭 쇠더룬드는 넥슨 사내이사로도 활동 중이다.


이로써 넥슨은 엠바크스튜디오 지분 모두를 확보해 100% 완전 자회사로 편입한다. 앞서 2019년 넥슨은 엠바크 스튜디오에 대한 보유 지분율을 기존 66.1%에서 72.8%로 확대하면서 향후 5년 내에 잔여 지분을 전량 확보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계약 당시 5년 풋옵션과 콜옵션 권리를 확보했지만 넥슨은 행사 3년이 남은 시점에서 두 권리 모두 포기하고 엠바크스튜디오 잔여 지분을 한번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여기에는 코로나19로 당초 계획했던 신작 개발이 지연되면서 성과 달성이 어려워진 점도 영향을 미쳤다.


넥슨 관계자는 "엠바크스튜디오의 핵심 인재들에 대한 확실한 동기부여 제공 및 확보를 위해 빠른 인수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같은 인수 결정은 넥슨의 서구권 게임 시장 진출 확대에 대한 의지로 읽힌다. 넥슨은 올해 3월 월트디즈니 최고전략책임자(CSO) 출신의 케빈 메이어를 사외이사에 선임했고, 지난달 액월트디즈니 출신 닉 반 다이크를 수석부사장 겸 CSO로 영입했다.


빅게임스튜디오 로고와 이미지.ⓒ빅게임스튜디오 홈페이지 갈무리

이밖에도 다수 게임사들이 대규모 금액을 투자하며 유망한 개발사 인수하거나 지분을 투자하고 있다. 특히 유망 개발사에 초기 투자를 단행했다가 성과에 따라 지분을 확대하는 방식이 확대되는 추세다. PC, 콘솔 등 게임 기술을 확보하며 국내 모바일 게임에 치중된 한계를 극복하고 해외 진출을 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펄어비스는 올 2분기 넷마블 ‘일곱개의 대죄’를 개발한 최재영 전 넷마블 최고기술책임자(CTO)가 설립한 신생 게임사 ‘빅게임스튜디오’에 90억원을 출자했다. 지난해 11월 30억원을 시드 투자해 지분 27%를 확보한 데 이어 추가 투자를 단행하면서 43%로 지분율이 확대됐다. 빅게임스튜디오는 뛰어난 ‘애니메이션 그래픽 제작’ 역량을 바탕으로 모바일 RPG를 개발하고 있다.


또 이달에는 넷마블이 홍콩 소재 소셜 카지노 게임사 ‘스핀엑스’를 2조5000억원을 들여 인수하면서 게임업계 빅딜을 성사시킨 바 있다. 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는 해외 소셜 카지노 게임 시장을 공략하며 포트폴리오 다변화, 캐시카우 확보 등을 꾀했다.


이밖에도 스마일게이트 미국 게임 개발사 ‘댓츠 노문’ 1200억원 투자, 게임빌 국내 모바일게임 개발사 ‘킹미디어’ 인수 등 개발력 확보를 위한 유망 개발사 인수, 지분 투자가 활발해지고 있다.


게임 분야에서 뿐만 아니라 블록체인, 엔터테인먼트, 뷰티 등 향후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신사업 확장을 위한 투자, 인수합병도 확대되는 추세다.


앞서 넷마블은 지난 5월 41억원을 출자해 뷰티 관련 합작사 ‘넷마블힐러비’를 설립했다. 넷마블의 IT기술력과 자회사 코웨이 제품 기술력 기반으로 뷰티 및 코스메틱 분야에서 협력할 예정이다.


모바일게임 '오딘'을 흥행시킨 카카오게임즈는 골프 사업 자회사 '카카오 VX'를 중심으로 비게임 분야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글로벌 레저-스포츠 커뮤니케이션 전문 기업 '세나테크놀로지', 애드테크 기업 '애드엑스' 등을 인수했다.


위메이드는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의 주요 주주인 비덴트에 총 800억원을 투자하는 등 게임업계에서 블록체인 사업에 가장 적극 나서고 있다. 블록체인 전문 자회사 위메이드트리는 자체 블록체인 플랫폼 ‘위믹스’를 바탕으로 성과를 내고 있다.


위정현 중앙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과거에는 게임사들이 공격적인 해외 개발사 M&A에 대한 의지가 낮았지만 글로벌 시장 진출 필요성이 커지고 국내 게임만으로는 개발력 한계를 느끼면서 개발력 있는 게임사 M&A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은수 기자 (sinpaus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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