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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은 차 4대에 돈 들고 튈때…女장관은 아프간 지켰다

김재성 기자 (kimsorry@dailian.co.kr)
입력 2021.08.17 11:32
수정 2021.08.17 11:41

ⓒBBC 뉴스 트위터 캡처

무장단체 탈레반의 수도 카불 함락에도 마지막까지 남아 아프간을 지키고 있는 한 여성 장관의 사연이 전해졌다.


15일(현지 시각) 아프가니스탄 정부 최초의 여성 교육부 장관인 랑기나 하미디(45)는 무장단체 탈레반이 수도 카불을 함락한 이날 자택에서 스마트폰을 이용해 원격으로 영국 BBC방송과 실시간 인터뷰를 진행했다.


하미디 장관은 “지금 창문에서 최대한 떨어진 복도에서 인터뷰하고 있다”며 “내일 아침까지 우리가 살아 있을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현재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그는 “11살 난 딸이 있다. 아프가니스탄의 모든 어머니와 여성들이 느끼는 공포를 느낀다”며 “내 딸이 꿈꿔왔던 모든 미래를 누릴 수 있기를 바란다. 만약 살아남는다면 수백만 소녀들을 위해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미디 장관은 이날 아침에도 사무실에 출근해 동요하는 직원들을 달래고 가장 마지막에 퇴근했다고 알려졌다.


인터뷰 중 하미디 장관은 아슈라프 가니 대통령의 도피 소식을 전해 듣고 “충격적이고 믿을 수 없다. 전적으로 신뢰했던 대통령이 도망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며 “마음 한쪽엔 아직 그가 떠났다는 사실을 믿고 싶지 않지만, 만약 사실이라면 수치스러운 일이다”고 밝혔다.


하마디 장관은 1979년 어린 시절 소련의 아프간 침공으로 파키스탄 난민촌에서 생활하다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 2003년에는 구호기관 ‘문명사회를 위한 아프간인들’을 만들어 국장을 맡았으며 지난해 아프간 정부 20년 만에 여성으로서는 처음으로 교육부 장관에 임명된 바 있다.


한편 탈레반이 수도 카불에 접근하자 지난 15일 아슈라프 가니 대통령은 부인, 참모진과 함께 항공편으로 급히 도피했다.


이에 대해 러시아 국영 통신 스푸트니크는 카불 주재 러시아 대사관 공보관의 말을 인용해 “가니는 정부가 붕괴할 때 돈으로 가득 찬 차 4대와 함께 탈출했다”며 “돈을 탈출용 헬기에 모두 싣지 못해 일부는 활주로에 남겨뒀다”고 전했다.

김재성 기자 (kimsorry@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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