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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쏘렌토 하이브리드, 디젤 SUV 멸종시킬 최적의 대안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입력 2021.08.16 07:00
수정 2021.08.17 05:54

뛰어난 연비에 터보엔진의 강력한 토크까지…디젤 강점 모두 충족

조용하고 부드러운 승차감…도심‧레저 모두 적합한 만능 패밀리카

쏘렌토 하이브리드. ⓒ데일리안 박영국 기자

현재 국내 친환경차 시장에서 가장 두각을 나타내는 차종은 쏘렌토 하이브리드다. 전기차 열풍이 자동차 업계를 휩쓰는 가운데서도 쏘렌토 하이브리드는 월 3000대 내외씩 꾸준히 팔리며 조용히 실속을 챙기고 있다.


전기차가 여전히 커버하기 힘든 덩치 큰 중형 SUV의 영역에서 기존의 주력 동력원이었던 디젤엔진을 훌륭하게 대체했다는 점이 쏘렌토 하이브리드의 흥행 요인으로 꼽힌다.


최근 쏘렌토 하이브리드를 몰고 서울에서 전북 진안 운장산에 위치한 운일암반일암 계곡을 다녀왔다. 왕복 500여km의 거리로 고속도로와 국도, 시내도로와 산길이 포함된 코스였다.


하이브리드차가 으레 그렇듯 쏘렌토 하이브리드도 출발은 조용하고 얌전하다. 저속 구간에서는 전기모터의 힘만으로 주행이 가능하니 이때만큼은 전기차와 다를 게 없다.


클러스터에 표시되는 에너지 흐름도는 이 차가 오롯이 배터리에서 나오는 전기의 힘만으로 굴러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 배터리는 돈 들여 충전한 게 아니니 공짜로 주행한다는 생각에 흐뭇하다.


쏘렌토 하이브리드. ⓒ데일리안 박영국 기자

배터리 잔량이 바닥을 보일 때쯤 고속도로 구간으로 진입한다. 1.6ℓ의 배기량만 보고 쏘렌토 하이브리드의 달리기 성능에 의문을 표하는 이들이 있는데 모르는 얘기다. 자연흡기 엔진이었다면 모르겠지만 이 차에는 터보차저가 달렸다. 급가속을 원하면 전기모터의 힘까지 더해진다.


180마력의 1.6 터보 엔진에 67kW 전기모터가 더해진 힘은 총 230마력이다. 이정도 덩치의 차에 달리는 배기량 2.2ℓ 디젤엔진(202마력)보다 강력하다.


가르릉거리는 기분 좋은 소리를 내는 가솔린 터보 엔진과 조용한 전기모터의 조합은, 육중한 중형 SUV의 덩치에 바람을 가르는 유선형 몸매를 지니지도 못한 쏘렌토 하이브리드를 날렵하게 잡아끈다. 앞에서 얼쩡거리는 차를 가볍게 추월할 만한 순발력도 갖췄다.


굳이 레이싱을 하겠다면 못할 것도 없지만, 쏘렌토 하이브리드는 장거리 고속 주행에 적합한 차다. 속도를 제한속도로 설정하고 어댑티드 크루즈컨트롤과 차로유지보조 기능을 켠 채 핸들에 두 손을 살며시 올려놓으면 조용하고 편안한 크루징을 만끽할 수 있다. 투덕거리는 디젤엔진의 소음이 없다는 건 이럴 때 최고의 장점이다. 단, 졸음운전은 주의해야 한다.


쏘렌토 하이브리드. ⓒ데일리안 박영국 기자

가솔린 터보 엔진과 전기모터의 조합은 산길 급경사를 오를 때도 진가를 발휘한다. 웬만한 디젤 SUV 못지않은 토크로 안정감 있는 등판능력을 보여준다.


사실 SUV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천덕꾸러기가 된 디젤엔진을 포기하지 못하는 배경에는 무거운 덩치를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하는 고연비 외에, 디젤엔진 특유의 묵직한 토크가 있다.


도심을 벗어나 무거운 짐을 싣고 산길을 오르기에 가솔린이나 가솔린 기반 하이브리드 SUV는 미덥지 못하다는 인식이 있다.


그런 의미에서 SUV용 하이브리드 시스템에 터보엔진을 장착한 것은 ‘신의 한 수’였다. 쏘렌토 하이브리드에 장착된 1.6 터보엔진의 최대토크는 27.0kg‧m로, K5 하이브리드의 2.0 가솔린 엔진(19.2kg.m)을 훨씬 상회한다. 여기에 전기모터까지 더한 합산 최대토크는 35.7kg.m에 달한다.


쏘렌토 하이브리드가 위험해보일 정도로 경사가 급한 산길을 가볍게 오를 수 있는 비결이다.


특히 시승 차량은 풀타임 4륜구동(AWD) 모델이라 굽이진 산길을 더욱 안정적으로 달릴 수 있었다. 굳이 사용할 일은 없었지만 험로 주행 모드(Multi Terrain Control)도 사용할 수 있다. 눈길과 진흙길, 모랫길 등 지형 상황에 따라 구동륜과 기어비를 조절하는 방식이다.


고속도로주행보조(HDA) 활성화 상태의 쏘렌토 하이브리드 계기판. ⓒ데일리안 박영국 기자

저배기량의 하이브리드 차량인 만큼 연비는 말할 것도 없다. 시승 일정 내내 연비 게이지는 17km/ℓ 밑으로 내려오지 않았다. 고속도로와 시내주행이 적절히 섞인 주행환경에서는 이보다 더 좋을 것으로 예상된다.


배터리가 완충된 상황에서는 시내주행 연비가 더 좋지만 배터리가 바닥나면 연비가 급격히 떨어진다. 배터리는 주로 고속주행 상황에서 충전된다.


쏘렌토 하이브리드의 독립식 2열 시트. ⓒ데일리안 박영국 기자

시승 차량은 2열에 독립식 시트가 장착된 6인승 모델이었다. 쏘렌토나 쏘렌토 하이브리드를 구매할 때 가장 추천해주고 싶은 시트 배열이다. 2열 승객은 등받이 각도나 발걸이 사용에서 서로 방해받지 않는 편안한 공간을 하나씩 차지할 수 있고, 3열까지 탑승해야 할 경우 좌석을 접었다 펴는 불편함을 감수하지 않도록 통로도 제공된다.


이런 식의 시트 배치는 팰리세이드와 같은 대형 SUV에서나 가능할 줄 알았는데 쏘렌토가 지난해 4세대 모델체인지와 함께 덩치를 키우며 중형 SUV에서도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2열 독립시트는 형제차이자 경쟁차인 현대차 싼타페가 아닌 쏘렌토를 택해야 할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싼타페는 벤치형 2열 시트밖에 선택할 수 없다. 물론 생김새도 쏘렌토가 더 잘 생겼다.


쏘렌토 하이브리드 트렁크. 위부터 좌석을 보두 펼친 상태, 3열좌석을 접은 상태, 2열 좌석까지 접은 상태 ⓒ데일리안 박영국 기자

3열 좌석에는 컵홀더와 USB 충전 포트, 12V 파워아웃렛, 에어벤트, 에어컨·히터 개별 조절 스위치 등이 제공된다. 3열 좌석을 접으면 캠핑 등 레저활동에 적합한 넓은 적재공간이 나온다.


쏘렌토 하이브리드 가격은 2WD 모델이 3534만~4162만원, AWD 모델이 3760만~4388만원이다. 디젤 모델과 비교해 기본트림 가격은 500만원 가까이 차이가 나지만, 상위 트림으로 갈수록 격차는 줄어든다. 최상위 트림의 경우 가격차가 100만원가량이다. 정숙성과 더 뛰어난 연비, 그리고 환경에 기여하는 효과까지 감안하면 충분히 감수할 만한 비용이라고 생각된다.


▲타깃 :

- 고연비에 강력한 등판능력과 견인능력을 보여준 디젤이었지만 투덕거리는 엔진음과 환경오염 차량이라는 혐오의 시선이 싫어 작별을 고할 생각이라면 대안으로 강추.


▲주의할 점 :

- 2열 독립시트는 앉을 땐 편하지만 접으면 두 좌석 사이가 뻥 뚫림. 차박을 해야 한다면 에어매트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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