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포폴 불법 투약 인정한 하정우, 차기작만 네 편…타격 불가피
입력 2021.08.13 07:34
수정 2021.08.13 07:34
넷플릭스 '수리남', 한국인 마약왕 검거 작전 이야기
'보스턴 1947', 지난해 크랭크인 했지만 표류 중
9월 14일 재판 결과 주시
배우 하정우가 타인의 명의로 프로포폴을 불법 투약한 혐의를 인정한 하고 선고 공판을 앞둔 가운데 그의 차기작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하정우는 지난 1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4단독 박설아 판사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등 혐의로 기소된 첫 공판에서 프로포폴 투약 혐의를 인정했다. 하정우는 "제가 얼마나 주의 깊지 못하고 경솔했는지 뼈저리게 후회하고 있다. 조금 더 신중하게 생활하고 모범을 보였어야 했는데, 나의 잘못으로 동료와 가족에게 심려를 끼치고 피해를 준 점을 고개 숙여 깊이 사죄드린다"라고 말했다.
이어 "매우 부끄럽고 염치없지만, 사회에 기여하는 건강한 배우가 되고 이 자리에 서지 않게 더욱 조심하며 살겠다"면서 배우 활동으로 보답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특히 그의 변호인은 "이 사건이 언론에 드러났을 때부터 지금까지 경제적으로 많은 타격을 입은 상황으로, 배우로서 활동도 못 하고 경제손실이 크다. 벌금형을 초과하는 형이 선고되면 드라마나 영화 제작에 큰 차질을 빚게 된다"고 전했다. 변호인이 경제적 타격을 언급한 이유는 하정우가 캐스팅 된 네 편의 영화가 하정우의 프로포폴 혐의로 안갯 속을 걷고 있기 때문이다.
영화 제작사들은 재판으로 인한 대중들의 반응과 결과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현재 하정우가 촬영을 마치거나 출연하기로 결정한 영화는 '보스턴 1947', '야행', 피랍', 그리고 넷플릭스 '수리남'이다. 지난해 촬영을 마쳤지만 배성우의 음주 운전과 하정우의 프로포폴로 개봉일정을 확정하기 못한 '보스턴 1947'은 200억, 넷플릭스 '수리남'은 350억원이 투입된 대작이다.
특히 '수리남'은 남미의 수리남에서 펼쳐지는 한국인 마약왕 검거 작전을 그리는데, 하정우가 수리남에서 사업을 하다 마약 범죄에 휘말리는 사업가를 연기한다. 재판 결과에 상관없이 마약이란 소재가 하정우의 프로포폴 혐의를 상기시켜 부정적인 영향을 피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넷플릭스는 현재 '수리남' 촬영 일정 관련 문의에 공식적인 답변을 하지 않고 있다. 하정우 프로포폴 불법 투약 혐의를 떨치기 힘든 콘텐츠인만큼 부담감을 느끼는 것으로 보인다.
주지훈과 함께 주연을 맡은 '피랍'은 현재 크랭크인을 하지 못했다. 당초 모로코에서 로케이션으로 진행될 예정으로 코로나19로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었다. 여기에 하정우의 프로포폴 혐의까지 더해져 쉽게 일정 정리를 하지 못하고 있다. 쇼박스 관계자는 12일 "크랭크인 일정과 제작상황에 대해 지켜보는 중이다"라고 전했다.
영화 '야행'은 올해 초 촬영을 마쳤지만 개봉 시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야행'은 한 형사가 베스트셀러 작가의 남편이 죽은 사건을 조사하다가 사건이 그 소설과 흡사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미스터리 스릴러로 카카오M이 사나이픽처스를 인수한 후 내놓는 첫 영화이다.
한편, 하정우는 지난 2019년 1월부터 그해 9월까지 서울 강남 소재의 한 성형외과에서 수면 마취가 필요 없는 피부미용 시술을 받으면서 프로포폴을 10차례 이상 불법 투약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 과정에서 친동생과 매니저 등의 명의로 프로포폴을 투약 받은 혐의도 추가됐다. 당초 검찰은 벌금 1000만원에 약속기소했지만 법원은 사건을 정식재판에 회부했다. 하정우의 선고 공판은 오는 9월 14일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