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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vs 이낙연' 네거티브 중단 선언 후 불안한 휴전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입력 2021.08.10 13:11
수정 2021.08.10 13:11

'네거티브 중단 선언' 후 냉각기

송영길 "환영…원팀 위해 자제 부탁"

양측, 여전히 날 선 발언으로 견제

"충분한 검증은 본선 위해 필요"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 도전 중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 ⓒ데일리안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네거티브 중단을 선언하며 양측 캠프의 네거티브 전쟁은 일단 냉각기에 접어들었다. 민주당 선거관리위원회도 악질 네거티브에 대해 강도 높은 제재를 예고하며, 자제를 촉구했다.


민주당 지도부와 양측 캠프는 모두 네거티브 중단 선언에 “환영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10일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를 개최한 송영길 대표는 “어제 이낙연 후보와 만찬을 하며 이번 대선이 너무 중요하고 하나가 된다는 공감대를 다시 확인했다. 이재명 후보도 일체의 네거티브 중단을 발표했다”며 “구체적으로 실행되려면 후보 본인은 물론이고 국회의원과 대변인 이런 분들이 그 취지에 따라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송 대표는 아울러 “네거티브를 있는 대로 해서 상처를 주고 원팀이라는 명분만 강조해서는 마음으로부터 우러나오기 쉽지 않다”며 “실제 원팀이 될 수 있도록 상호 비판과 검증을 하되 비난과 상처가 되지 않도록 자제를 (각 캠프에) 부탁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이대로 네거티브 전쟁이 끝날 것이라고 보는 정치권 관계자들은 많지 않다. 어디까지가 검증이고 어디부터 네거티브인지 기준이 불분명한 데다, 경선이 치열해질수록 공방은 격화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 양측 캠프는 “충분한 검증은 필요하다”며 상대 후보에 대한 공세를 늦추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낙연 캠프 최인호 종합상황본부장은 10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네거티브와 검증은 구별돼야 한다”며 “경선이라는 게 검증을 통해 본선 경쟁력이 가장 높은 후보, 리스크가 가장 적은 후보를 선출하는 과정이지 않느냐”고 했다.


최 본부장은 특히 이 지사 관련 도덕성 문제, 지역주의에 대한 언동, 공약 말 바꾸기, 경기도 예산으로 기본소득 홍보 등을 나열한 뒤 “이런 문제 제기는 얼마든지 할 수 있는 거 아니겠느냐”고 했다. 그간의 공세가 네거티브가 아닌 검증이라는 취지였다.


지지층 사이 깊은 골…언제든 네거티브 재점화 가능성


무엇보다 양측 지지자들 사이 골이 깊다. 이 전 대표 지지층 3분의 1 정도는 이 지사가 민주당 대선 후보가 됐을 때 다른 후보를 지지한다는 일부 여론조사 결과도 있다. “이재명 후보가 본선 후보가 된다면 원팀이 장담이 안 된다”고 말해 ‘경선 불복’ 논란에 휩싸인 설훈 의원의 발언도 이와 비슷한 맥락이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이 지사 지지층은 민주당에 대한 로열티가 강하고, 이 지사에 대한 호감도가 작용하고 있다. 반면 이 전 대표 측에는 고정 지지층에 반이재명 정서가 강한 분들이 더해진 형국”이라며 “후보자들 사이 자제하자는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양측의 네거티브 공격이 격화되는 것은 지지층 성향이 어느 정도 반영돼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었다.


‘네거티브 무대응 선언’을 했지만 이 지사 측도 내부적으로는 부글부글 끓는 분위기다. 이날 MBC 라디오에 출연한 박찬대 이 지사 캠프 대변인은 “(무대응이라고) 단정적으로 얘기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명확하게 아닌 부분은 언급이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다른 후보 의혹을 먼저 제기하지 않겠다는 의미인가’라는 물음에도 “고심이 많다”며 확답을 하지 않았다.


당 지도부와 선관위도 수위 조절에 애를 먹고 있다. 네거티브를 막겠다고 캠프 간 공방을 과도하게 제재할 경우, 자칫 흥행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어서다. 공정성 시비에 휩쓸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상민 선관위원장은 “많은 국민과 지식인들이 정책을 가지고 점잖게 공방을 하라고 하지만, 실제 공방이 없고 치열하게 다투는 모습이 없으면 관심도 안 갖는다”며 “적절하게 (네거티브) 조절로 관심도 끌면서, 요령 있게 정책을 국민께 보고드려야 하는데 쉽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흥행도 일으켜야 하고, 국민 보기에 잘했다는 평가를 들을 정도로 또 말끔하게 해야 하는데 (고민이 많다)”고 덧붙였다.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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