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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 대디 되고 싶어요! ①] 상사 눈치, 승진누락 걱정에 '시댁도 반대'

정채영 기자 (chaezero@dailian.co.kr)
입력 2021.08.06 05:05
수정 2021.10.29 10:09

"휴직수당 턱없이 부족…경제적 이유가 남성 육아휴직의 큰 걸림돌"

"공동육아 개념 보편화된 듯 하지만…육아는 '여성의 몫' 편견 여전히 강해"

육아 대디 ⓒ게티 이미지뱅크

육아는 여성의 몫이라는 사회적 편견과 경제적인 부담 때문에 남성의 육아휴직이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부부가 동반으로 육아휴직 중인 공무원 박모(32)씨는 육아휴직을 결심하며 경제적인 부분을 가장 많이 걱정했다고 토로했다. 박씨는 "지출은 그대로인데 수입이 줄어든다는 점이 가장 큰 걱정이었다"며 "공무원이라고 휴직이 자유로울 것 같지만 현실에서는 눈치 주는 상사와 승진에서 누락될 걱정 때문에 육아휴직을 결심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박씨는 "육아휴직 기간 동안 아이와 놀아주는 부분에서는 아빠가 엄마보다 잘 할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며 "아빠도 엄마와 함께 육아의 고충을 나눌 수 있는 좋은 시간"이라고 전했다.


육아휴직을 계획 중인 이모(26)씨는 "남편도 경제적인 부분이 보장된다면 육아휴직을 하고 싶어 하지만 현실이 녹녹치 않다"고 말했다.


실제로 우리나라에서 육아휴직 기간의 첫 3개월은 임금의 80%, 나머지 9개월은 50%를 받게 된다. 아이를 키우며 늘어난 지출을 감당하기엔 턱없이 부족하고, 이런 경제적인 부분이 남성 육아휴직의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교육 공무직으로 일하고 있는 한모(27)씨는 육아휴직 대신 퇴근 시간을 앞당기는 육아시간을 사용하고 있다. 한씨는 "경력 공백과 경제적인 부분 때문에 육아휴직 대신 육아시간을 사용하게 됐다"면서 "이마저도 육아시간 보고를 할 때는 눈치가 보이는게 사실"이라고 밝혔다. 한씨는 학교 안에서 유일하게 육아시간을 쓰는 남자선생님이다.


육아는 여성의 몫이라는 편견과 고정관념도 남성의 육아휴직을 힘들게 한다. 통계청의 '2015~2019 아동가구 통계 등록부'에 따르면 여성 근로자의 육아휴직 사용 비율은 남성보다 10~11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공동육아 개념이 나온지 오래이고 보편화된 듯 하지만 아직까지도 육아는 엄마의 몫이라는 생각이 뿌리깊게 자리 잡고 있다. 특히 육아휴직 문화가 없던 윗세대는 남성들의 육아휴직을 이해조차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출산을 앞둔 박모(42)씨는 "시댁에서도 남편이 육아휴직을 쓰는 것에 대해 반대한다"며 "육아는 여성의 몫이고 육아에 있어서는 여성이 희생양이 돼야 한다는 사회적 인식이 여전히 강하다"고 밝혔다.


육아휴직 중인 조모(39)씨는 "하루종일 육아가 이뤄지는 과정을 남편도 보면 책임감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며 "남성의 육아휴직이 보편화되면 가정에서 남녀평등에 관해 배울 수 있는 긍정적인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육아 대디 ⓒ게티 이미지뱅크

정채영 기자 (chaezer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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