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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대책 1년, 공급은④] 꺼져가는 공급 불씨, 늦게라도 되살리려면

황보준엽 기자 (djkoo@dailian.co.kr)
입력 2021.08.05 07:01
수정 2021.08.04 17:12

공공재건축 후보지 꼴랑 4곳…애초 목표치 3%에 불과

태릉cc등 도심 내 신규 택지, 1년 째 지구 지정된 곳 '없어'

"공공에 매몰된 공급 방식이 문제"

8.4대책이 나온지 1년여가 지났지만, 사업 진척이 더딘 모습이다. 사진은 공공재건축 1호 사업지로 선정된 중랑구 망우1구역 전경.ⓒ연합뉴스

문재인 정부의 공급대책인 8.4대책이 나온지 1년여가 지났다. 그간의 수요 관리만으로는 시장 안정이 불가능하다고 보고, 뒤늦게나마 공급으로 전환한 첫 부동산 대책이다.


정부는 이 대책을 기반으로 총 13만여 가구를 공급하겠다고 호언장담했다. 하지만 대책의 핵심 축이 되는 공공재건축과 도심 내 공공택지의 경우 한발 짝도 못 떼 '공급 없는 공급대책'이라는 비판마저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금이라도 8·4대책의 불씨를 살리기 위해선 공공에 매몰된 공급 방식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인센티브 제공과 함께 민간의 역할을 강조해야 한다는 의미다.

공공 재건축 혜택 늘려야…이미 '사장된 정책' 의견도

4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현재 공공재건축 사업의 선도사업 후보지는 '4곳'이 선정됐다. 앞서 지난 4월 7일 정부가 공공재건축 후보지 선정 결과로 발표한 곳은 총 5곳(2232가구)이지만, 규모가 가장 큰 단지인 서울 관악구 미성건영아파트(695가구)는 최근 자체 논의를 거쳐 공공재건축을 포기하고 민간재건축으로 선회하겠다는 결정을 내리면서 4곳으로 줄었다.


현재 확보된 물량은 4곳 1537가구로, 정부가 발표한 목표 대비 3% 정도에 불과하다. 그나마도 강남 등 인기 지역은 없고 모두 300가구 미만 소형 단지뿐이다.


이렇듯 공공재건축 실적이 정부의 기대치에 못 미치는 이유는 과도한 환수 조치 때문이다. 공공재건축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나 SH공사 등 공공이 시행자로 참여하는 대신 용도지역 상향, 용적률 완화 등 인센티브를 받는 사업이다.


대신 늘어난 가구수의 50~70%를 공공분양이나 공공임대 주택으로 기부채납해야 한다. 이를 통해 시세차익의 90%는 환수한다는 게 정부의 계획이다. 또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는 그대로 적용된다. 사실상 사업 속도가 빨라진다는 것 외에는 조합 입장에서 크게 이득을 볼 수 없는 구조인 셈이다.


시장에서는 혜택을 늘려 조합들의 참여를 이끌어 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사업성이 낮은 단지에 한정될 뿐 강남권 단지까지 공공재건축 참여로 선회시키긴 어려울 것으로 봤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인센티브를 추가적으로 제공한다고 해서 강남권 단지들이 참여할 것 같진 않지만, 사업성이 떨어지는 단지의 경우 유인책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사업 시행자가 될 한국토지주택공사 역시 전문가들 의견과 일치했다.


LH 관계자는 "결국 공공 재건축을 활성화 시키기 위해선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수 밖에 없다"며 "다만 이는 정부에서 결정할 것으로 LH가 할 수 있는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미 사장된 정책으로 '회생 불가'라는 의견도 있다. 공공이 주도하는 사업 방식 특성 상 조합에게 유리한 어떤 혜택을 부여하더라도 시장의 긍정적 반응을 얻어내긴 어려울 것이라는 주장이다.


두성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재건축은 공공성이 있는 분야가 아니"라며 "공공재건축은 정부 땅도 아닌 곳에 정부의 의도대로 주택을 건축하겠다는 방식인데, 어떤 추가적인 인센티브를 부여하더라도 시장의 참여를 이끌어 낼 순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현재까지 8·4대책에서 계획한 공급 지역 지구 지정이 한곳도 이뤄지지 않았다. 사진은 태릉cc 전경.ⓒ데일리안
지금이라도 주민 의견 수렴된 정책 짜야

도심 내 신규 택지 개발을 통한 공급도 진척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현재까지 8·4대책에서 계획한 공급 지역 중 지구 지정은 아직 한 곳도 되지 않은 상황이다.


이미 철회된 곳까지 생겼다. 정부과천청사 부지에선 당초 4000가구 규모의 주택이 지어질 예정이었으나, 주민 반발에 부닥쳐 계획이 수정됐다.


1만가구 규모의 노원구 태릉CC 사업도 아직까지 표류 중이다. 다른 지역들도 곳곳에서 잡음이 일고 있다. 서초동 서울지방조달청 부지, 국립외교원 유휴부지, 마포구 서부면허시험장 부지, 상암 DMC 미매각 부지 등에서도 주민 반발이 거세다. 현재까지 8·4대책에서 계획한 공급 지역 지구 지정은 아직 한 곳도 되지 않은 상황이다.


대책은 처음부터 차질이 예견됐다.


과천시장은 대책 발표 당일 "계획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과천시 의견이 완전히 묵살됐다"고 성명을 발표했다. 이후로도 노원구청장과 마포구청장, 지역구 의원 등 여당 소속 정치인들이 줄줄이 반대 의견을 표명했다. 최소한의 의견 수렴도 없이 발표부터 한 결과였다.


전문가들은 지금이라도 주민 의견을 수렴해야만 사업의 진척을 이뤄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대체부지를 찾거나 주택 외 지역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는 시설을 짓는 등의 정책 변화가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 학회장(경인여대 교수)은 "처음부터 주민들의 의견은 전혀 반영하지 않고, 공급만 하겠다고 발표했으니 사업에 차질을 빚는 것은 당연한 결과"라며 "지금이라도 주민들과 소통에 나서 충분한 의견을 듣고 이를 사업에 반영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끝>

황보준엽 기자 (djko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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