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끝날 때까지 숨어있어라”…갈 곳 잃은 日노숙인들
입력 2021.07.31 13:31
수정 2021.07.31 11:31
도쿄 올림픽이 연일 골판지 침대와 세탁소 부족 등 부실한 운영으로 도마 위에 오르는 가운데, 이번에는 수백 명의 노숙인들을 거리에서 몰아냈다는 외신 보도가 전해져 충격을 주고 있다.
30일(현지시간) 영국 BBC는 ‘도쿄 노숙인이 사라졌다’ 란 제목의 기사를 올렸다.
BBC는 기사를 통해 “올림픽 기간 동안 도쿄는 깨끗한 도시를 위해 노숙인들이 다른 사람의 눈에 띄지 않도록 숨어 있으라고 압박했다”고 전했다.
실제 일본은 지난 2013년 도쿄 올림픽 유치에 성공하고 노숙인 문제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보인 적 있다.
BBC는 “일본 정부는 올림픽 기간에 일본의 긍정적인 모습만 보이길 원한다”며 “도쿄에서 노숙인이 사라진 것도 그 이유”라고 덧붙였다.
해당 매체는 당국이 노숙인들의 생활 공간인 공원 문을 닫았으며, 잠을 잘 수 없도록 밤에 불을 환하게 켜뒀다고 전했다.
BBC에 따르면 한 노숙인은 “당국은 우리가 사라지길 원한다”며 “비인간적”이라고 분노했다. 또 다른 노숙인 역시 “어디서 생활해야 할지 아무런 대책도 없이 쫒겨났다”며 “사용하던 물건들도 모두 치워버렸다”고 호소했다.
이에 BBC는 일본 정부를 비롯해 올림픽 위원회에 해당 문제에 대해 문의를 했지만 특별한 답변을 듣지 못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