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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방송 뷰] 한계 보이는데…돌파구 못 찾고 헤매는 장수 예능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입력 2021.08.01 14:02 수정 2021.08.01 12:04

‘골목식당’ 닭갈빗집 에피소드 논란

ⓒSBS ⓒSBS

한계를 맞은 장수 예능들이 저마다 돌파구를 찾고 있지만, 쉽지 않아 보인다. 조작 논란에 휩싸인 ‘골목식당’부터 매니저가 아닌, 연예인들의 방송이 된 ‘전참시’까지. 긴 시간 사랑을 받은 장수 예능들이 헤매고 있다.


지난 7월 28일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이하 ‘골목식당’)에서는 또 한 번 시청자들의 분노를 일으킨 식당 주인이 등장했다. 앞서 백종원에게 호되게 혼났던 춘천식 닭갈빗집 사장이 지인에게 “어제 (녹화에서) 엄마도 울고 나도 방송용 눈물을 흘렸다. 대본도 없고 뭘 하라는 말도 없어서 가만히 있었는데 카메라가 나를 찍고 있었다. 슬픈 생각 하면서 눈물을 조금 흘렸다”고 말한 것이 관찰용 카메라에 담긴 것이다.


제작진과 백종원은 “이건 사기”라며 크게 분노했다. 시청자들 역시 아들의 태도에 함께 화를 내기도 했으나, 일각에서는 이 에피소드가 ‘골목식당’의 민낯을 드러내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아들은 자신의 목소리가 담기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해 지인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관찰 카메라를 설치하는 것은 솔루션 과정을 담기 위해서지 그들의 사생활을 침해하기 위해서가 아니라는 것이다. 무엇보다 일반인인 아들을 보호하지 않고, 오히려 치부를 드러낸 것은 무책임하다는 지적이다.


자영업의 기본을 갖추지 못한 식당 주인의 등장과 이에 분노하는 백종원, 이후 솔루션을 통해 성장하는 이 서사는 이제 ‘골목식당’의 흔한 흐름이 됐다. 백종원이 분노할수록 시청률은 오른다는 우스갯소리도 있었다.


그러나 이미 ‘골목식당’은 지난 2018년부터 방송이 되어 온 프로그램이다. 이 서사도 몇 년 간 반복되자 하나의 패턴처럼 된 것이 사실이다. 자연스럽게 그들이 강조하던 진정성도 약화됐다.


이번 에피소드에서는 앞서 닭갈빗집 아들 사장이 실제로는 불량하지 않다는 반대 증언들이 이어지면서 조작 논란까지도 불거졌었다. 이에 제작진은 아들 사장의 치부를 드러내는 것으로 프로그램의 진정성을 강조했으나 오히려 이 방식이 옳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은 것이다.


이는 대다수의 장수 프로그램들이 직면하는 문제기도 하다. 유사한 포맷을 이어가다 보니 시청자들의 지루함을 유발하게 되고, 적절한 변주가 필요한 시점을 맞게 되는 것이다.


ⓒMBC ⓒMBC

안타까운 건 ‘골목식당’ 외에도 현재 다수의 예능프로그램들이 그 한계에 부딪혔으나 특별한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헤매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2013년부터 방송된 ‘나 혼자 산다’가 대표적인 예다. ‘나 혼자 산다’는 방송 초반 1인 가구인들의 공감을 바탕으로 큰 인기를 끌었지만, 이 역시도 오랜 시간 반복되니 그 화력은 줄었다. 최근에는 ‘온앤오프’를 비롯해 ‘해방타운’, ‘독립만세’ 등 각종 변주된 1인 가구 관찰 예능프로그램이 생겨나면서 더욱 위기를 맞기도 했다.


변화가 필요한 시점에 제작진은 전현무의 복귀 카드를 꺼냈다. 이는 더 큰 외면을 부르는 계기가 됐다. 전현무의 복귀 이후에도 시청률이 하락해 그가 스튜디오에서 사과를 하는 일이 있었으며, 새로운 변화가 필요한 시기에 오히려 과거로 돌아간 것은 영리한 선택이 아니었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스타 게스트를 초대하고, 먹방 향연을 펼치면서 색깔을 잃고 있는 MBC ‘전지적 참견 시점’도 있다. 지난 2018년 첫 방송을 시작한 ‘전지적 참견 시점’은 초반 박성광 매니저 임송, 이영자 매니저 송성호 실장 등 스타 매니저들까지 탄생시키며 인기를 얻었지만, 점차 매니저들의 분량이 실종되면서 평범한 관찰 예능이 되고 있다.


매니저의 세계를 조명하며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했던 초반과 달리, 스타 게스트들을 초대해 오히려 출연진들이 부각 되는 사례들이 생겨났다. 각종 먹방을 선보이는 데 집중하며 정체성을 흐릿하게 만들기도 했다. 최근 회차에서도 홍현의의 에피소드는 그가 매니저, 시매부 천뚱과 함께 식당 투어를 하며 먹방을 선보이는 것이 전부였다.


영리하지 못한 변주로 흥미를 잃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되돌리지 못한 장수 예능들이다. 한계에 직면한 이 프로그램들이 어떤 결과를 맞게 될지, 지금의 방향으로는 큰 기대를 주지 못하고 있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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