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 GA 적자 300억 육박…'첫 술에 배부르랴'
입력 2021.07.29 11:33
수정 2021.07.29 11:35
출범 후 첫 성적표…290억 손실
제판분리 실험, 초기비용에 '발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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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생명이 야심차게 출범한 법인보험대리점(GA) 자회사가 영업 초기 300억원에 가까운 적자를 떠안은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 상품의 제조와 판매를 분리해 경영 효율을 끌어 올려보려는 생명보험업계의 여러 제판분리 시도들 중에서도 남다른 초대형 실험으로 주목을 받았지만, 사업 초기 비용에 발목을 잡히며 첫 성적은 초라한 수준에 그친 모양새다.
한화생명은 올해 2분기 한화생명금융서비스가 29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29일 밝혔다. 월별로 보면 ▲4월 80억원 ▲5월 120억원 ▲6월 90억원 등 매달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한화생명금융서비스는 지난 4월 한화생명이 출범시킨 GA형 자회사다. 보험 백화점으로 불리는 GA는 다수의 보험사와 제휴를 통해 운용되는 특징을 갖고 있다. 이 때문에 특정 보험사 상품만 모집할 수 있는 전속 설계사 조직과 달리 다양한 보험사 상품을 가지고 영업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한화생명금융서비스의 출범 직후 적자 행진은 어느 정도 예견됐던 결과다. 새 GA가 시장에 자리를 잡는 과정에서 상당한 투자와 마케팅 비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점쳐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화생명금융서비스가 올해 2분기에 지출한 영업비용은 2430억원에 달했다. 같은 기간 2130억의 매출을 거두는데 성공했지만 순이익은 적자일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한화생명금융서비스의 첫 실적 발표는 생보업계의 잇따른 제판분리 중에서도 가장 대규모 조직이라는 측면에서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신한라이프와 미래에셋생명 등 경쟁사들도 최근 판매 자회사를 설립해 전속 영업 조직을 분리했지만, 한화생명만큼의 사이즈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한화생명금융서비스는 총자본 6500억원, 500여개의 영업기관과 1300여명의 임직원, 1만9000여명의 설계사로 구성된 초대형 판매전문사다. 출범과 동시에 GA업계 1위로 올라섰고, 대형 생명보험 3사 중에서는 처음으로 제판분리를 통해 GA업계에 진출했다.
한화생명은 아직 출범 초기 비용으로 인해 한화생명금융서비스가 적자 실적에 머물고 있지만, 조만간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화생명금융서비스를 통해 기존 전속 판매 채널의 영업 효율성을 끌어올림과 동시에, 손해보험 상품까지 판매할 수 있는 GA의 장점을 살려 더 큰 시너지를 내겠다는 계획이다.
한화생명 측은 "고객 라이프사이클에 맞춘 생·손보 통합 보장 플랜을 개발하고 공격적 경력 등록 설계사 도입으로 생산성을 강화할 방침"이라며 "한화생명금융서비스가 내년에는 흑자로 전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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