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금법 유예기간 두고 엇갈린 정치권…거래소는 ‘혼란’

與 “연장으로 해결 안돼…불확실성 커질 것”

野 “실명 계좌 인증 위한 시간 확보 필요”

업계 혼란 최소화에 공감대…“합의 도출해야”

서울 강남구 암호화폐(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 라운지 전광판에 비트코인 등 주요 가상자산의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에 따른 암호화폐 사업자 신고일 연기 여부를 두고 여야가 입장차를 보이면서 업계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신고일 연기와 업권법 제정 등 굵직한 사안에 대해 의견을 모으고 확실한 기준 마련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가상자산 태스크포스(TF) 간사를 맡은 김병욱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전날 암호화폐 거래소 대표들과 간담회 자리에서 거래소 신고 유예 기한 연기와 관련해 “연장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며 “오히려 불확실성만 커질 것”이라고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사실상 야당과 중소 거래소들이 주장하고 있는 신고일 유예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3월 25일 시행된 특금법에 따라 거래소들은 오는 9월 24일까지 정보보호 관리체계(ISMS) 인증과 실명확인 입출금 계정 개설 확인 등 요건을 갖춰야 한다.

하지만 업비트와 빗썸, 코인원, 코빗 등 4대 거래소를 제외한 중소 거래소들은 실명계좌 인증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9월 24일 이후에는 4대 거래소를 제외한 대부분의 업체가 줄폐업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반면 제 1야당인 국민의힘은 임박한 사업자 신고일을 연기해 현재 화두인 실명 계좌 개설을 위한 시간을 벌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 조명희 국민의힘 의원은 유예 시한을 연말까지 3개월 늘리는 내용의 개정안을 발의했다.

조 의원은 “거래소 신고 기한이 두 달밖에 남지 않아 가상자산 거래소 줄폐업과 상당규모의 이용자 피해가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가상자산사업자의 신고 유예기간을 올해 12월까지로 한시적으로 연장해 피해를 최소화하고 안정적 법적용 기간을 확보해야 한다”고 발의 배경을 설명했다.

거래소 규모별로 약간의 온도차는 있었지만 확실한 기준 확립을 통해 혼란을 최소화해야 된다는 점에선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의견이 모아지지 않을 경우 불확실성이 확대돼 거래소들이 제 때 대응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한 대형 거래소 관계자는 “신고일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정치권의 엇갈린 시각에 다소 혼란스러운 것은 사실”이라며 “변경되는 사안에 따라 맞춰서 준비해야될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대형거래소 관계자도 “아무것도 결정된 것 없이 풍문만 무성한 상황”이라며 “방향을 잡고 합의를 도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중소 거래소 관계자 “실명계좌 인증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정치권마저도 다른 의견을 내며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며 “기간을 포함한 모든 부분에서 명확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