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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 만해?] '모가디슈', 쾌감·울림의 조화…텐트폴 안성맞춤 류승완표 블록버스터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입력 2021.07.28 09:03 수정 2021.07.28 09:04

28일 개봉.


류승완 감독이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로 중심을 잡고 생동감 넘치는 액션과 모로코의 이국적인 풍경으로 여름에 돌아왔다. 모두가 모가디슈 내전 속 탈출극이 불가능할 것이라 입을 모았지만 류 감독은 그동안의 연출 노하우와 로케이션 촬영 경험을 살려 '모가디슈'를 완성했다. 코로나19로 극장가가 위축된 시기에 개봉을 결정한 이후, 줄곧 '극장가를 구할 작품'이란 말을 들어온 '모가디슈'는 기대를 배반하지 않는다.


'모가디슈'는 1991년 소말리아의 수도 모가디슈에서 내전으로 인해 고립된 사람들의 생사를 건 탈출을 그린 영화다. 1991년 UN 가입이 돼 있지 않던 대한민국은 UN 투표권을 가장 많이 가지고 있는 아프리카 마음을 얻기 위해 외교 총력전을 벌인다. 하지만 외교관 한신성(김윤석 분)은 20년 전부터 소말리아와 이미 교류를 하고 있던 북한 외교관 림용수(허준호 분)와 번번이 부딪쳐 쉽지 않다.


UN 가입 유치를 위한 준비를 하던 중, 바레 독재 정권에 대한 불만으로 시민들의 시위가 시작된다. 반군 세력은 무고한 시민에게 총구를 들이대고 정부도 반군을 제압하기 위해 나서며 내전이 시작된다. 반군들은 소말리아 정부와 협력한 외국 대사관까지 침투하며 대한민국 외교관 팀은 대사관 안에 고립 상태에 놓인다.


북한 외교관 팀이 대한민국보다 먼저 반군에 제압 당해 오갈 곳 없게 되자 한신성(김윤석 분)은 인간적인 고민 끝에 그들을 모가디슈의 유일한 대한민국 영토 안으로 들이게 된다. 이제부터 이들은 남과 북이라는 국가와 이념을 떠나 오로지 인간으로서의 '생존' 하나만을 목표로 두고 달리기 시작한다.


영화는 남, 북 외교관 팀이 손을 잡으면서부터 속도감이 붙는다. 특히 영화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카체이싱 장면은 할리우드 액션신과 비교해도 손색없을 정도의 완성도를 갖췄다.


영화는 내전으로 혼란에 빠진 소말리아 사람들의 비극을 공들여 담았다. 길바닥에 시신들이 나뒹굴고 어린아이가 총으로 웃으며 사람들을 위협하는 장면은, 내전이 만들어낸 아픔을 다시 한번 새기게 만든다.


김윤석, 조인성, 허준호, 구교환, 김소진, 정만식, 김재화, 박경혜 등이 이름만 들어도 화려한 라인언은 관객을 실망시키지 않는다. 김윤석과 허준호가 관록 있는 눈빛과 연기력으로 어느 쪽도 기울지 않는 남과 북의 긴장감을 연출했다. 두 사람이 영화의 깊이를 더했다면 조인성과 구교환은 남한과 북한 참사관으로 등장해 갈등이나 불신, 불만을 서슴없이 표현하는 에너지 역할을 했다.


류 감독은 주요 캐릭터 모두에게 서사를 입히는 대신, 이야기의 전체적인 그림에 초점을 맞추는 선택과 집중을 했다. 각자의 성격은 강조되지만 인물들의 불필요한 전사나 감정 신은 드물다.


특히 전작 '군함도'로 실화 영화의 쓴맛을 봤던 류승완 감독이 당시 지적을 받았던 고증에 힘쓰고, 신파로 빠질 수 있는 감정을 세련되게 절제해 보완한 점이 눈에 띈다.


극장의 큰 스크린을 통해 오락성과 작품성을 모두 갖춘 '모가디슈'는 여름 성수기 작품으로 더할 나위 없다. 카체이싱 장면이나 긴박한 탈출의 긴장감을 고스란히 느끼고 싶다면 4DX나 돌비 애트모스 등 특별관을 이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28일 개봉. 러닝타임 121분.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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