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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일의 역주행] ‘반강제 방콕’ 술판이 야구대표팀에 미치는 영향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입력 2021.07.22 08:08 수정 2021.07.22 08:22

베테랑 좌완 차우찬 "소집 기간 내 숙소에만 머물 예정"

대표팀 선수들 심리적 부담 안고 올림픽 경기 나서야

김경문 대표팀 감독. ⓒ 뉴시스

민폐도 이런 민폐가 없다.


방역 수칙을 위반한 일부 선수들로 인해 리그가 초토화된데 이어 야구대표팀까지 막대한 손실을 입고 있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야구대표팀에 합류한 좌완 베테랑 차우찬은 21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취재진들과 만나 “소집 첫날부터 코칭스태프 포함, 선수단 전체가 지금은 위험한 시기니 외출을 자제하자고 약속했다”라며 “선수들이 집에 다녀올 수도 있지만 그것조차 조심하자고 말을 해놨다. 다들 숙소에서 쉬는 분위기다. 일본에 넘어가서도 거의 대부분 방 안에만 있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박석민을 비롯해 이명기, 권희동, 박민우 등 NC 소속 선수들은 이달 초 서울 원정 당시 숙소에 일반인 2명을 불러 술자리를 가졌다. 이 과정에서 백신을 접종한 박민우를 제외한 모든 이들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후 사태는 이들이 예상할 수도,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커졌다. NC와 맞대결을 벌였던 두산 베어스에서도 확진자가 대거 발생했고, 리그 운영이 어렵다고 판단한 KBO는 올스타 브레이크를 일주일 앞두고 중단 결정을 내렸다. 험악한 여론을 감지한 KBO는 오는 주말 예정된 올스타전을 취소했다.


베테랑 좌완 차우찬. ⓒ 뉴시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이후 13년 만에 메달 획득에 도전하는 야구대표팀도 막대한 손실을 입는 중이다.


먼저 대표팀 최종 엔트리에 발탁됐지만 술자리 논란에 연루된 NC 박민우와 키움 한현희가 태극마크를 자진 반납했다. 고심해서 선수들을 선발했던 김경문 감독 입장에서는 황당할 따름이다. 이로 인해 당초 구상했던 선수들이 빠짐에 따라 대표팀의 선수 운용도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대표팀 선수들도 ‘술자리 파문’에 대한 연대책임을 떠안는 모습이다.


차우찬의 말대로 대표팀 전원은 올림픽 기간 내내 경기를 치르는 날을 제외하면 ‘반강제 방콕’을 해야만 한다. 여기서 발생하게 될 심리적 부담, 정신적 스트레스가 경기력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리 없다.


일각에서는 이번 도쿄올림픽에서의 대표팀 성적이 야구 흥행 유지를 위한 마지노선이라 한다. 가뜩이나 야구팬들이 성난 상황에서 대표팀마저 졸전을 벌인다면 후반기 재개될 리그를 등 돌릴 수 있기 때문이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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