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출한 곰 죽이지 말아주세요” 진심 담긴 초등생들 청원 화제
입력 2021.07.17 16:27
수정 2021.07.17 13:48
경기도 용인시의 한 사육 농가에서 탈출한 반달가슴곰 한 마리의 해방이 묘연한 가운데 “탈출한 곰을 죽이지 말아달라”는 초등학교 학생들의 청원이 올라와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1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용인시에서 탈출한 곰을 죽이지 말아주세요’란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수원시 장안구 모 초등학교 4학 2반 학생들이라고 밝힌 청원인은 “사회 시간에 주민 참여에 대해 배웠고, 국어 시간에 마음읽기에 대해서도 공부했다”며 “얼마 전 용인에서 도망친 곰에 대한 기사를 통해 도망친 곰의 마음을 읽어봤다”고 청원의 취지를 설명했다.
학생들은 청원글에 “곰의 입장에서는 지금 많이 행복하기도 하고 다시 잡히고 싶지 않을 것 같다”며 “대통령님, 태어나서 처음으로 자유를 만난 곰을 죽이지 말아달라. 살려달라. 지켜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우리반 친구들이 곰을 살릴 수 있는 방법으로 마취 총을 이용해 잡아 넓은 동물원에서 편안하게 살 수 있게 했으면 좋겠다고 의견을 모았다”며 “저희의 간절한 소망을 들어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6일 용인시 처인구 이동읍 천리의 한 야산에서 “곰 2마리가 숲 속에 숨어있다. 위험해 보인다”는 내용의 시민 신고가 소방당국에 접수됐다.
이에 시는 수색 첫날 숙명여대연수원 뒤편 야산에서 발견한 한 마리 곰을 사살했다.
하지만 동물보호단체 측의 요청과 함께 생명의 존엄성을 지키려는 차원에서 시는 남은 한 마리를 생포하기로 결정했다. 해당 곰은 사유 재산에 속하기 때문에 생포시, 다시 농장주에게 돌려주게 된다.
이같은 결정으로 학생들의 바람대로 사육장에서 달아난 반달가슴곰은 사살되지 않을 전망이다.
한편 해당 청원글은 17일 오후 1시 기준으로 351명이 동의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