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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한 모금 줄테니 성관계 하라” 리비아 난민 수용소 인권 ‘심각’

진선우 기자 (jsw517@dailian.co.kr)
입력 2021.07.16 14:35
수정 2021.07.16 14:49

난민들, “성관계 거부하면 폭행, 임신부는 성폭력도 다반사”

ⓒAFP 연합뉴스

아프리카 북부의 리비아에 설치된 난민 수용소에서 한 여성이 물과 음식을 얻으려 하자 성관계를 강요받았다는 증언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15일(현지시간) 비정부기구(NGO) 앰네스티는 리비아 난민 수용소 실태 보고서를 발표하며 “끔찍한 인권 침해가 일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해당 단체는 리비아 트리폴리의 난민 수용소에 구금된 14~50세 남녀 53명을 인터뷰했고, 이들이 나이지리아, 소말리아, 시리아 등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도 이뤄져 여전히 구금 상태라고 알렸다.


‘그레이스’란 이름으로 불리는 한 여성은 “수용소 간수가 깨끗한 물을 주는 대가로 성관계를 요구했다”고 폭로했다. 하지만 여성은 이를 거절했고, 결국 간수로부터 “총으로 등을 눌린 채 군홧발로 허리를 가격당했다”고 말했다.


앰네스티가 직접 만나고 전화로 인터뷰한 결과, 여성들의 대부분은 간수들로부터 비슷한 성관계 요구를 받았다고 증언했다. 심지어 임산부들은 반복적으로 성폭행을 당했다고 답했다.


남성 수용자들 역시 모욕감을 느끼도록 속옷만 입고 있도록 강요받았으며, 어린 소년들도 폭행 당한 경험이 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 두 명의 젊은 여성이 수용소 내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던 사실도 뒤늦게 알려졌다.


ⓒAP 연합뉴스

현재 리비아의 난민 수용소는 민병대에 의해 운영되다가, 인권 침해 문제 등이 불거지자 리비아 내무부 산하불법이주방지위원회(DCIM)이 지난해부터 관리 감독을 시작했다. 하지만 가혹한 환경은 개선되지 않은 채 방치되고 있다.


이에 생존자들은 앰네시트에 “해안 경비대가 고의적으로 보트를 망가뜨리고, 배가 전복돼 난민들이 익사하는 사건이 속출하고 있지만 이를 휴대전화로 촬영하기만 했다”고 호소했다.


유엔 산하 국제이주기구(IOM)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 바다에서 고무보트를 타고 유럽으로 입국하려다 사망한 인원은 최소 1146명으로 추정된다. 특히 리비아에서 이탈리아·그리스를 잇는 지중해 중부 항로에서만 741명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진선우 기자 (jsw51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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